건천행정복합타운 건립 수년 째 '지지부진'

부지선정 용역결과 두고 주민들 간 이견경주시 주민 협의 후 결정 지시에도 갈등만 생겨

등록 2017.04.07 14:33수정 2017.04.07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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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천읍은 행정 시설과 복지 시설이 분산되어 이용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번호는 용역결과 후보지)
건천읍은 행정 시설과 복지 시설이 분산되어 이용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번호는 용역결과 후보지)바른지역언론연대

건천행정복합타운(이하 복합타운) 건립이 수년째 지지부진한 가운데 주민들간 갈등만 커지고 있다. 복합타운 건립을 위한 용역결과 후보지로 선정된 1안과 2안 부지를 둘러싼 건천읍행정복합타운건립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 내부와 주민 사이의 이견, 경주시의 소극적인 행정으로 해결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건천읍민 편의 제공위해 건천복합타운 건립키로

지난 1986년 건립된 건천읍사무소는 시설물이 노후화 되고, 보건지소와 주민자치센터 등도 분산돼 있어 그동안 읍민들이 큰 불편을 겪어 왔다. 이에 따라 건천 주민들은 2012년 6월 경주시에 행정·복지시설을 통합한 행정복합타운 건립을 경주시에 건의했고 시는 이를 받아들여 99억6500만원을 사업비로 책정했다. 그리고 복합타운은 5030㎡부지에 연면적 3312㎡의 지상3층, 4개동을 신축해 읍사무소와 주민자치센터, 보건지소, 농업인상담소, 어린이집 등을 넣기로 했다.

 1안은 마을도로가 행정동과 복지동의 가운데를 지나간다.
1안은 마을도로가 행정동과 복지동의 가운데를 지나간다.바른지역언론연대

#최초 추진했던 건천초등 부지 무산으로 미뤄져

2012년 10월 21명의 지역민으로 구성된 추진위는 그해 11월 회의에서 건천초등 부지를 후보지로 선정했다. 2013년 7월 회의에서 건천초 부지에 행정복합타운을 건립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한 추진위는 경주교육지원청의 협조를 받아 건천초-천포초 합병에 따른 천포초 학부모 설득 작업을 시작했지만 2014년 6월 천포초 학부모들의 반대로 건천초 부지 선정은 무산됐다.

이에 추진위는 잠정 해산하고 추후 새로운 추진위 구성을 결정했다. 그해 7월 건천읍 개발자문위원회는 부지선정을 위해 용역 시행을 건의했고 2015년 1월 추진위를 재구성해 1차 회의에서 부지선정은 '경주시의 용역결과를 전적으로 동의하기'로 결정했다.

#부지 선정 용역결과 나왔지만…


용역을 맡은 경북대 산학협력단은 2015년 4월부터 7월까지 90일간 관련 계획 및 법률 검토, 후보지 선정과정 등을 거쳐 최종후보지 3개소를 선정했다.

후보지 1안은 신경주농협공판장(조전리 20-5번지) 일대로 4878㎡(1475평), 2안은 건천리 162(낙원아파트 건너편 농지) 일대에 6389㎡(1932평), 3안은 건천읍 보건지소(천포리 467-10번지) 일대이다. 시는 2015년 추진위 결정에 따라 1안으로 추진했지만 1안 부지 소유주인 신경주농협에서 매입 예정인 4886㎡(1478평) 외에 잔여부지 1124㎡(340평)를 시에 매입을 요구하면서 꼬이게 된다.


추진위는 예산으로 책정된 토지보상비가 28억원인데 기존 1안으로 진행할 경우 34억원이 소요되고 잔여부지까지 매입할 경우 46억원이 소요 돼 상대적으로 건축비가 줄어 건축연면적이 감소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1안은 행정동과 복지동이 마을도로로 분리되어 있어 교통사고의 위험이 존재하며 인근 읍면과 비교 시 부지면적이 너무 협소한 반면 2안은 24억원에 1만3223㎡(4000평)을 매입 할 수 있어 2016년 12월 26일 회의에서 추진위 투표를 통해 2안으로 변경 확정했다. 당시 추진위 내의 이견이 있었지만 부지가 선정된 것으로 지역에 알려졌다.

 건천읍내에서 모량리 국도변에 1안을 주장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건천읍내에서 모량리 국도변에 1안을 주장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바른지역언론연대

#1안과 2안 두고 다시 논란, 주민 갈등만 생겨

올해 2월 최양식 시장이 건천읍을 방문하면서 부지 선정에 대한 논란이 재점화 됐다. 추진위 일부 위원들이 1안 원안 고수를 주장했으며 최 시장은 주민 합의를 이끌어내 결정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하지만 주민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고 복합타운은 부지를 결정하지 못한 채 주민 갈등만 커지고 말았다.

천석보 추진위원장은 "1안 부지는 신경주농협의 잔여부지 매입요구로 불가피하게 부결된 경우다. 2015년 추진위 회의에서 용역결과에 전적으로 동의하기로 했다. 1안 추진 중 토지보상비가 과하게 집행되면 타 읍면 대비 면적이 너무 협소할 뿐만 아니라 건물 면적이 줄어들어 당초 계획했던 시설들이 원활하게 자리를 잡지 못해 불가피하게 1안이 부결됐다"고 말했다. 또 "2안으로 결정된 이상 1안 고수 측 위원들과 주민들을 설득해 건립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1안 고수 측인 김한서 위원은 "추진위에서 용역결과에 전적으로 동의하기로 한 사항임에도 불구하고 2안으로 추진하려 한다"며 "1안의 경우 기존 국도에 접하고 있어 교통의 편리성, 건천읍의 초입에 자리해 상징성, 시내와 KTX 신도시와의 접근성 등이 좋다"고 말했다.

 건천읍내에서 모량리 국도변에 1안을 주장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건천읍내에서 모량리 국도변에 1안을 주장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바른지역언론연대

또 "건천읍은 노인 인구가 많아 2안으로 갈 경우 버스 이용이 불편해 민원이 발생할 것"이라며 "요즘은 행정복합타운을 굳이 크게만 건축하지 않는다. 잔여 부지 매입으로 건물 면적이 줄어든다면 설계 시 효율적인 공간 활용에 대한 고민을 하면 문제는 해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건천휴먼시아에 거주하는 A(여·42) 씨와 대곡리 B(남·36) 씨는 "행정복합타운의 위치는 크게 중요치 않다. 주차하기 쉽고 행정과 복지·문화시설을 편하게 사용할 수 있게 지어 달라"고 말했다. 모량리 C(여·64) 씨는 "읍사무소는 버스를 타고 가는데 버스 정류장에서 가까우면 좋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주민들도 생각해 달라"고 말했다.

일부 주민들은 부지 선정을 위한 주민투표까지 거론하고 있는 가운데 경주시와 추진위가 앞으로 복합타운 건립을 어떻게 풀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경주신문 (경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건천행정복합타운 건립 수년 째 ‘지지부진’ #건천읍 #부지선정 #최양식시장 #주민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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