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환 안산 화정교회 목사
이영광
- 오늘 감리회 본부 앞 희망마당에서 '306개 기억 독서대' 전시회를 개최하고 계시잖아요. 어떤 반응들이 있나요? "뭔지 모르고 지나가던 사람들은 이게 뭐냐고 물어요.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 몇 명에게는 세월호 참사에 대해 설명해주며 416 희생자들을 잊지 말고 기억하자는 취지에서 전시하는 거라고 하니 다 이해를 하면서 숙연해져요. 알고 찾아오는 사람은 아픔에 공감해서 눈물 흘리기도 하더라고요."
- 세월호 광장이 가까운데 감리회 본부 희망마당에서 전시회를 하는 이유가 있을까요?"일단 제가 감리교 목사잖아요. 또한, 교회가 지금까지 관심 가지지 못하고 같이 행동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는데 감리회 본부 앞마당에서 함으로써 교회도 세월호의 아픔에 더 많이 참여하면 좋겠다는 의미가 있죠. 물론 세월호 광장에서 할 경우 더 많은 사람이 볼 거 같아 아쉬움은 있지만, 거기는 장소 여유가 없다고 해서 여기로 정했어요."
- 이번 전시회 개최 취지는 뭔가요?"지난해 세월호 특조위가 강제 종료 되는 것을 보면서 '세월호를 정부가 빨리 지워버리려고 하는데 그렇게 서둘러 지워서 될 것인가. 지우는 게 아니라 희생자를 기억함으로써 우리가 안전한 사회를 만들고 생명존중의 마음을 더 키울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한 사람이라도 기억하게 하려고 제가 시작한 일이에요."
- 목공품이 많은데 독서대를 선택한 이유도 있을 것 같아요."단원고에 있던 교실을 철수하기 전에 들어가 보니 책상마다 꽃이 놓여있고 아이들에게 쓴 가까운 사람들의 편지가 있었어요. 그런데 엉뚱하게 책상 위에 책 받침대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거예요. 시간이 지난 작년 6월, 학생들과 관계가 있는 독서대를 희생 학생 책상에 하나씩 올려놓는 심정으로 만든 거죠. 306개가 된 것은 학생 250명에 교사와 일반인 54명을 더하면 304명이잖아요. 거기에 참사 초기 책임을 통감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신 교감 선생님과 김관홍 잠수사까지 더해진 거죠."
- 독서대를 제작할 때 이야기도 해주세요."제작은 10개월 걸렸는데, 306개 독서대가 어디에 있던 나무로 만들었는지 생각과 느낌이 다 기억납니다. 게다가 306개 중 디자인이 같은 건 하나도 없기 때문에 하나하나가 다 생각나요. 능력이 부족한 저도 10개월 동안 제작한 독서대를 일일이 다 기억하는데 우리를 만드신 하나님은 희생자 304명을 다 기억하시죠. 그래서 성경 이사야 49장 16절에 '내가 너를 손바닥에 새겼다'는 성구가 생각나서 플래카드에 넣었어요."
- 에피소드도 있을 것 같은데."이리저리 모은 나무를 다 쓰니 반밖에 못 만들었어요. 독서대 나무는 돈 주고 산 게 아니라 제가 다 준비한 것이거든요. 나무를 구할 수 없어서 걱정했죠. 그런데 저희 교회가 시골 교회라 화목을 때는 교우들이 있거든요. 그래서 찾아다니며 장작 더미에서 주워오는 거죠. 그렇게 해서 만든 게 20개 정도예요."
인간이 다 다르듯 나무도 다 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