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3주기 추모 순천시민모임
다가오는 일요일인 16일은 세월호 참사 3주년을 맞이하는 날이다. 침몰한 지 3년이 되어서야 세월호가 인양이 되었다. 하지만 사고 원인 등 진실 규명을 위해 필요한 선박 조사만 2년 이상이 걸릴 거라고 한다. 그래서 지난 3년간을 눈물 속에 잠겨있던 유가족이 인양의 기쁨을 누리는 건 찰나에 불과했다. 그들은 또다시 진실이 밝혀지기를 슬픔 속에서 하염없이 기다려야 한다.
'세월호 참사 3주기 추모 순천 시민모임(이하 세월호 순천시민모임)'은 추모 행사로 12일 오후 7시 순천시 청소년수련관에서 세월호 다큐 영상 세 편을 상영했다.
<승선>은 세월호에서 살아남은 청년이 트라우마를 이겨내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그는 당시 구조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음에도, 부족한 구명조끼를 친구에게 양보한 학생을 위해 자신의 구명조끼를 벗어주지 못했던 점. 그리고 아직 나오지 못한 이들을 두고 홀로 나간 것에 대한 자책 등으로 악몽 속에서 오랜 시간을 약물에 의지하며 살았다.
병원에서 나와 곧장 결혼하고 1년 간 은신했다. 생존자라는 사실을 숨긴 채. 그렇게 하면 그날의 충격이 잊혀질 거라 여겼지만 엘리베이터의 움직임에도 놀라는 이가 되었다. 그러다 2년 만에야 세월호를 위한 봉사에 참여하면서 커밍아웃하게 되었다. 진실을 알리기 위해서. 그리고 살아남은 자의 슬픔을 세상에 알렸다.
그는 증언한다. 당시 헬기에서 자신이 본 것은 헬기 밖으로 나온 카메라뿐이었다고. 탈출하라는 방송은 선박 내에서도 헬기에서도, 어디에서도 없었다고.
<오늘은, 여기까지>는 희생당한 학생의 형제자매가 겪는 아픔을 담고 있다. 20대 중반의 아가씨 셋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눈다. 예전에는 남이었다가 단원고 학생의 언니나 누나라는 공통점으로 인연이 되었다. 한 여성이 밝게 웃으며 이야기하다 동생의 생일 이야기에 눈물을 흘리고 만다.
그녀는 병실에서 박근혜를 두둔하던 할머니에게 아버지가 희생자의 부모라는 사실을 안 후로 태도가 바뀐 이야기를 웃으며 이야기했다. 그러다 동생 생일 전날 온종일 운 엄마에 대해 털어놓다가 눈물을 보이곤 말았다.
주위에서 너라도 밝아야 한다는 압박에 일부러 애써 웃어야 했던... 울산의 가장 큰 번화가에서 피켓 시위를 할 때 겪었던 슬픈 일. 세 여성은 일명 시체팔이라 불린, 보상금을 노린다는 오해를 받아 마음 아팠던 기억도 떠올린다. 그리고 죽은 형제자매는 고2에 머물러 있는데, 자신들은 중학생에서 고등학생, 성인으로 바뀌는 것들에서 오는 어색함도...
<세월오적>은 세월호 진상 규명을 위해 힘쓰는 이들의 발언과 그간의 방송 보도, 청문회 모습 등을 통해 세월호 참사에 연류된 5명의 적에 대해 이야기한다.
세월오적은 구조에는 신경쓰지 않고, 오히려 관련 사건을 감추기에 바빴던 박근혜를 비롯한 우두머리들. 제대로 구조활동과 인양을 하지 않은 채 방관한 해수부와 해경으로 대변되는 정부, 사건 조작에 가담한 국정원. 그리고 사건 당시 오보와 이후에도 정부를 편드는 보도로 국민의 사고를 어지럽힌 언론. 마지막으로 특별법 제정과 청문회를 둘러싸고 유가족을 분노하게 만든 국회이다.
청소년수련관에서는 인근의 영상미디어센터 두드림에서 주관하여 영화를 정기적으로 상영하고 있는데, 이날 다큐 상영전에는 평소보다 네 배 이상의 관람객이 방문하였다. 관람객 중 어떤 이들은 다큐를 보면서 안타까움에 탄식을 하거나 눈물을 흘리고, 세월오적의 뻔뻔함에 "저런..." 등의 반응을 보였다. 관람객 연령대는 주로 중장년층이었는데, 단원고 학부모들과 비슷한 연배여서 더욱 공감을 했던 것으로 여겨진다.
세월호 순천시민모임은 13일부터 16일까지 연향동 국민은행사거리에서 합동분향소를 운영한다. 이번 분향소에서는 작년 백남기 농민 분향소 경우처럼 순천의 시민단체와 시민이 자발적으로 지킴이 봉사를 한다.
그리고 15일 19시에는 조례호수공원에서 추모 문화제를 할 예정이다. 끝으로 16일에 인양된 세월호가 머문 목포신항에서 열릴 기억식에 참석하고 싶은 순천시민들을 위하여, 당일 오후 1시에 조례호수공원에서 모여 준비한 차량으로 이동할 계획이다.
끝으로 지난 10일부터 14일까지 순천대학교에서는, YMCA와 대학 동아리가 주축이 되어 교내에 합동분향소를 마련하고, 희생자들의 넋을 추모하고 진실이 밝혀지기를 바라고 있다.
이처럼 다른 지역에 살지만, 마음을 함께 하는 이들이 있으니 생존자와 유가족이 더이상 외로워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리고 세월호의 진실을 밝히고, 은폐에 가담한 이들까지도 준엄한 법의 심판을 받을 수 있도록 부디 끝까지 버티어 주기를 간곡하게 바랄 뿐이다. "힘내세요. 우리가 당신과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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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어로 '좋아할, 호', '낭만, 랑', 사람을 뜻하는 접미사 '이'를 써서 호랑이. 호랑이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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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이] 순천시민도 세월호를 기억합니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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