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뭍으로 올라온 고래 'SEWOL'뭍으로 올라온 세월호를 보았을 때 내 눈에는 거대한 고철덩어리로 이루어진 배가 아니라 세상에 단 하나 뿐인 고래가 보였다.
권은비
독일에도 한국에 진정한 봄이 왔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촛불이 불러들인 봄이었다. 봄이 오자 거짓말처럼 세월호도 바다 위로 올라왔는다는 소식도 들렸다. 세월호가 물 위로 떠오르면서 한국을 비추는 해도 서서히 하늘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나는 그저 독일에서 깜깜한 밤을 지새우며 떠오르는 세월호의 모습을 인터넷 생중계를 통해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3년 전 그날처럼.
3년 전 4월 16일, 세월호 사고 소식을 독일에서 접했을 때, 그때도 컴퓨터 화면을 통해 점점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선체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해가 막 뜨기 시작한 아침부터 해가 지고, 달이 떠오를 때까지 하루 종일 대한민국 정부가 얼마나 무능력하게 대응하는지가 온 세계로 생중계되었다.
1년째, 2년째, 3년째 한국의 시민들이 세월호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집회를 마치고 잠든 시각, 독일에서, 파리에서, 미국에서, 호주에서 추모집회가 꾸준히 이어졌다. 그러니까 참사 이후, 세월호 희생자들은 문자 그대로 낮이나 밤이나 세계 곳곳에서 기억되고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끈질긴 사람은 단언컨대 한국인이 유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