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뇌물’ 팩트체크한다더니 여지만 남긴 TV조선(4/15)
민주언론시민연합
여기에 덧붙인 TV조선의 '팩트체크'는 허술하기 그지없습니다. 일단 "저의 집에서 부탁하고 받아서 사용한 것", "퇴임 이후 알았다"는 노 전 대통령의 생전 입장, "노 전 대통령이 100만달러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은 분명히 올해 2월께였다"며 뇌물 혐의를 부인한 문재인 후보의 2009년 인터뷰를 덧붙였습니다. 객관적인 증거와 규명이 아니라 당사자들의 반박만 제시한 겁니다. 심지어 "박 전 회장은 처음부터 대통령이 달라고 해서 줬다고 했다"는 노 전 대통령 뇌물수수 혐의 수수를 담당했던 이인규 전 대검 중수부장의 2011년 인터뷰를 문재인 후보 반박 뒤에 덧붙였습니다. 뇌물수수 혐의가 사실일 가능성을 다시 강조한 겁니다. 보도는 "문 후보를 공격하기 위해 고인을 끌어들인 것은 비겁하고 치졸한 행태"라는 노무현 재단의 비판으로 마무리되지만 이는 팩트체크와는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
3. '노무현 뇌물' 강조한 이인규 인터뷰만 따온 TV조선, 도대체 왜?
사실상 TV조선은 '팩트체크' 한 것이 없습니다. 단지 노 전 대통령, 문재인 후보, 노 전 대통령 혐의를 수사한 검찰 및 중수부를 지휘한 이인규 전 중수부장 등 사건 당시의 당사자들 주장을 나열한 것뿐입니다. TV조선이 방어적 입장에 있는 문 후보 입장 외에 2009년 노 전 대통령을 수사한 대검 중수부의 수사결과와 그 수사를 지휘한 이인규 전 중수부장의 주장을 보도했다는 점에서 오히려 노 전 대통령의 뇌물 수수 혐의에 방점을 찍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팩트체크'를 하려면 당사자들 주장이 아닌 객관적인 증거와 근거를 가져와야 합니다. 이미 이런 점에서 TV조선 보도는 낙제점입니다. 또한 TV조선이 뇌물 수수혐의를 시인하는 입장으로 인용한 이인규 전 중수부장의 경우, 2015년 2월 25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명품시계 논두렁에 버렸다는 보도는 국정원 주도로 이뤄졌다. 노 전 대통령은 그런 발언 하지 않았다. 국정원이 만들어낸 언론 플레이다"라고 증언했습니다.
노 전 대통령의 혐의와 관계없이 오로지 망신을 주기 위해 국정원이 공작을 펼쳤고 이 과정에서 검찰과 다툼까지 있었다는 겁니다. 이는 당시 노 전 대통령 수사가 정상적이지 않았음을 의미합니다. 어째서 TV조선은 이인규 전 중수부장 입장을 인용하면서 가장 최근의 증언인 2015년 인터뷰를 제쳐 놓고 6년이나 지난 2011년 인터뷰만 가져왔을까요?
이외에도 노 전 대통령 수사가 전례 없는 무리한 수사, 강압수사였다는 정황은 많이 있습니다. 노 전 대통령 사망 이후 당시 여당이었던 한나라당 대표 박희태 씨 조차 "이런 수사는 처음 본다"며 검찰을 비판했고 참고인들이 대부분 불구속됐는데도 유독 노 전 대통령만 구속하기 위해 시간을 끌다 대통령을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비판이 들끓었습니다. 심지어 2009년 6월 12일 이뤄진 검찰의 '박연차 리스트' 최종 수사결과는 이인규 전 중수부장이 중수부장실에서 비공개로 진행하려다 언론의 반발에 공개로 전환했고, 이마저도 5분만에 '게눈 감추듯' 해치웠습니다. 결론은 노 전 대통령 뇌물 수수에 아무런 확증이 없다는 겁니다. TV조선이 홍준표 후보의 막무가내 주장을 '팩트체크' 하려 했다면 이런 정황도 보도를 해야 합니다.
TV조선과 똑같은 홍 후보 주장을 팩트체크한 JTBC는 달랐습니다. JTBC <TV토론 '팩트체크'…누구 말이 맞았나?>(4/14
http://bit.ly/2nO1wdk)는 "조현오 전 경찰청장은 '노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가 있다'고 말해 징역 8월의 실형을 받았는데요. 법원은 조 전 청장이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고 당시 판단"했다며 홍 후보의 '노무현 뇌물 수수' 주장을 거짓으로 규정했습니다. JTBC는 당사자들의 입장이 아닌 법원 판결이라는 딱 하나의 객관적 근거로 '노무현 뇌물수수'가 거짓임을 보여준 겁니다. '팩트체크'에도 금도와 품격이 있습니다.
4. 김진태·윤상현의 안철수 지지 여부, JTBC만 해석 갈려'토론 발언 팩트체크' 보도를 낸 SBS·JTBC·TV조선의 경우 하나의 사안을 두고 해석이 갈린 대목도 있습니다. 바로 안철수 후보와의 '적폐세력' 논쟁 중 "김진태 의원, 윤상현 의원 이런 분들이 지지 발언하기도 하고요. 아주 유명한 극우 논객도 자기들 힘만 가지고는 안 되니 그 대리로 안철수 후보 밀어주자 이러고 있는 것 아닙니까?"라는 문재인 후보의 발언입니다.
과연 김진태·윤상현 의원이 안철수 후보를 지지했느냐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됐습니다. SBS는 SBS <사실은/후보들의 말말말…사실은>(4/14
http://bit.ly/2phjLrK)에서 이 발언을 규명을 했는데요. "김진태 의원은 어느 기자가 단일화 문제를 묻자 '안철수 지원유세를 하고 다닌다? 참 생각하기 어려운 것이다. 다만, 당 차원에서 이뤄지면 고민해 보겠다'고 한 정도입니다. 윤상현 의원도 '안 후보까지 통합해야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명예회복이 빨라진다'고 말하긴 했지만, 지지 선언했던 건 아니라고 밝혔"다면서 "사실과 좀 다르다"고 판단했습니다. TV조선 <대선팩트체크/'적폐세력지지 공방' 확인해보니…>(4/14
http://bit.ly/2oAUfMN)도 똑같은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JTBC만 해석이 다릅니다. JTBC <TV토론 '팩트체크'…누구 말이 맞았나?>(4/14)는 "국민이 아니라 최순실 국정농단 세력의 지지를 받는다는 얘기"라며 문 후보 발언의 취지를 상기시킨 후, 김진태·윤상현 의원이 "직접적으로 "안철수 후보를 지지한다"고 직접 말한 적은 없습니다. 다만 우회적으로 연대 가능성을 시사한 적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화면에서도 문 후보의 주장이 '절반 거짓'인 것으로 자막을 띄웠습니다. 즉 김진태·윤상현 의원이 안철수 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해석할 여지도 있다는 것입니다.
5. 토론 보도 아예 없는 KBS, 토론 검증이 하나도 없는 MBC토론 보도의 전체적 양상을 보면 MBC처럼 특정 후보 비판에만 집중한 방송사는 없습니다. JTBC·TV조선·채널A는 토론에서 나온 발언의 진위를 검증하고 공약을 비교하는 보도도 추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