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역사문화연구원 유병덕 님과 김삼현 님(오른쪽)홍산 보부상 축제에 앞서 홍산 보부상 마지막 영위였던 김 재련 님의 묘소에서 고유제 준비 중인 장면.
오창경
충남 부여 사람으로 살아왔지만 부여에 대한 나의 지식은 빈한했다. 백제가 남긴 유산이 너무 많아서 그 외의 역사에 대해서는 가려져 버린 곳이 부여였다. 특히 보령, 부여, 서천 등으로 가는 지역적 요충지였던 홍산면은 보부상의 활동 역사가 깊은 곳이었다는 것을 아는 사람도 드물다.
아직도 5일장이 명맥을 유지하는 홍산 장에는 옛날 여배우를 보는 듯 머지않은 지난 시절에는 잘 나갔던 동네였다는 흔적은 남아 있다.
부여군 홍산면에는 동헌과 객사, 향교 등 문화재가 잘 보존되어 있으면서도 근대식 건물도 간간이 눈에 띄는, 이야기 꺼리를 찾으면 풀어 낼 꺼리가 많은 곳이다. 이야기에 뼈대를 세우고 살을 붙이면 역사 속에 기록된 '갇힌 이야기'가 손에 잡힐 듯, 눈에 보일 듯하게 살아 있는 이야기로 재탄생될 곳이다.
홍산면에서 보부상에 대한 재조명이 시작된 것은 최근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보부상에 대한 지식은 '봇짐과 등짐을 지고 다니며 물건을 팔았던 옛날 보따리 장수와 장돌뱅이'라는 것 정도였다. 그런 보따리 장수들이 조직적으로 활동을 했고 거점 지역이 있었으며 조직을 운영하기 위한 지위 체계를 갖추고 있었으며, 정기적으로 세력을 유지, 과시하기 위한 행사와 의식을 치렀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