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기소 당일 박근혜씨의 최후진술 메모 속 ‘결백 주장’을 나열한 동아(4/17)
민주언론시민연합
그 외 '입수한 최후진술 메모'를 근거로 동아일보가 해당 기사에 나열해놓은 박근혜씨의 최후진술 발언은 이런 것들 입니다.
- "정치 입문할 때부터 나라를 바르게 이끌자는 생각만 했습니다. 사리사욕을 챙기고자 했으면 정치를 시작하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 "어떻게 하면 아버지가 목숨 바쳐 지켜 오신 이 나라를 제대로 이끌까, 새로운 도약을 이끌까 하는 생각뿐이었습니다"
- "평소 국민들의 민원 해결을 위해 노
력했습니다. 아버지 때부터 '청와대까지 오는 민원은 온갖 곳을 거쳐도 해결이 안 돼 마지막에 오는 민원이므로 하나하나가 애환이 담겨 있다'고 배웠습니다"
- "형제자매도 청와대에 들이지 않고 일만 했는데 어쩌다 이런 일이 생겼는지 모르겠습니다"
구속기소 당일 단 한 건 내놓은 관련 보도의 도입부 3단락 내용이 모두 '박근혜씨의 결백호소'인 셈인데요. 물론 여기에서도 "박 전 대통령은 최후진술을 마칠 즈음 감정이 북받쳐 목소리가 떨리고 눈시울이 붉어졌다고 한다"는 식의 '동정심 유발' 서술은 빠지지 않습니다.
이는 같은 날 다른 매체의 보도 양상과도 크게 다른 것이기도 합니다. 관련 보도 제목만 봐도 경향신문은 <대선 선거운동 첫날… 검찰, 박근혜 기소한다>, 조선일보는 <검찰, 오늘 박 전 대통령 기소>, 한겨레 <박 전 대통령 오늘 구속기소… 뇌물액 늘어날 가능성>(4/17), 한국일보 <박 전 대통령 14개 혐의 오늘 기소 뇌물수수 규모 500억원 넘어설까>로 박근혜씨의 혐의를 부각하거나 그도 아니면 기소사실 자체를 전달하고 있지요.
다만 중앙일보는 <보강수사 없이 우병우 불구속 기소>(4/17 현일훈 기자 https://goo.gl/ez8Qu7)를 통해 박근혜 구속기소보다 우병우 불구속기소 사안을 부각해 보도했습니다. 실제 해당 기사에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진만 붙어있지요.
2. 오늘의 유감 보도 ② 세월호 3주기에도 동아는 '이제 잊자' 타령만세월호 참사 이후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는 '아픔을 딛고 일어서야 하니 광화문 천막을 걷어야 한다'는 주장을 끈질기게 반복해 왔습니다. 세월호 3주기를 앞두고 이런 주장을 굳이 또 한 번 반복한 곳이 있습니다. 어디일까요? 바로 동아일보입니다.
<사설/세월호 3주기 앞에서>(4/15 https://goo.gl/048feL)에서 동아일보는 먼저 "세월호가 인양된 이상 천막이 있어야 한다면 그 자리는 서울 광화문광장이 아니라 목포신항"이라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그곳에 수습할 유해와 함께 선체의 '진실'이 인양"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지요.
이어 동아일보는 "잠수함 충돌설, 암초 충돌설" 등 "괴담"과 "거짓으로 분열과 갈등을 조장한 사람들이 선체 조사 과정에서 또 무슨 트집 잡기를 할지 모르겠으나 더 이상 세월호를 정쟁의 대상으로 삼는 일은 그만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여기까지는 천막을 광장에서 치우고, 정치권에서 세월호 이슈를 언급하지 말자는, 언제나처럼의 주장이지요.
문제는 사설의 마지막 부분인데요. 동아일보는 세월호 참사 이후 "3년 전 많은 부모들이 자기 아이를 꼭 껴안고 살아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고마워했다"며 "그런 마음으로 아이들이 살아갈 새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3년 전 그날의 회한이 아직도 남아있는 동안 그 회한을 대한민국을 바꾸는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는 몹시 소름끼치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이 사설을 쓴 동아일보 논설위원은 세월호 참사로 자식을 잃고 가족과 친구를 잃은 이들을 보고 고작 '내 아이는 살아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만을 했던 것일까요. 사실 참사를 '나와는 무관한 타인의 불행' 정도로 생각하지 않고서야 '천막을 광장에서 치우자'는 주장을 반복할 수는 없는 것이겠지요. "이 땅의 어른이라는 이유만으로도 부끄럽고 아픈 회한이 사무친다"는 사설 도입부의 고백이 공허하게 느껴지는군요.
3. 오늘의 유감 선거 보도, 축구 경기장에 후보 배치, 경마식 보도 정수 보여준 동아이 기간 동아일보는 토요판 커버스토리를 통해 선거를 '게임'이나 '스포츠'에 비유하는 경마식 선거 보도의 '정수'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기사의 제목과 본문, 기획 의도, 그래픽 등 거의 모든 요소에서 선거를 축구에 빗대어 보도했거든요.
실제 해당 커버스토리는 이름부터 <대선 시작 휘슬 울리다>인데요. 관련 보도 제목 역시 <전원 공격 전원 수비… 24일 뒤 우승 세리머니는 누가?>(4/15 https://goo.gl/rpi4u1)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