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청 정문 화단에 '채무 제로 기념 식수'를 해놓았던 주목이 말라 죽어가자, 23일 새 나무로 교체한 뒤 차양막이 설치되어 있다.
윤성효
2016년 6월 1일 사과나무→2016년 10월 17일 주목→2017년 4월 22일 다른 주목.
경남도청 정문 화단에 있는 '채무 제로 기념식수, 2016년 6월 1일, 경상남도지사 홍준표'라는 내용의 표지석 앞에 심어진 나무가 이같은 순서로 바뀌어 온 것이다.
지난해 10월 심어놓았던 주목이 잎이 말라가면서 고사 위기에 놓였다는 사실이 최근 알려지자, 경남도청이 새 나무로 바꿔 심었다. 23일 확인해 보니, 파란색 잎이 무성한 주목이 심어져 있었고, 그 위에 차양막이 설치되어 있었다.
홍준표 전 경남지사는 '채무 제로' 달성을 했다며, 지난해 6월 1일 화단에 사과나무를 심었다. 처음에 심었던 사과나무는 20년생 '홍로' 품종이었다.
홍 전 지사는 당시 사과나무에 대해 "미래 세대에 빚이 아닌 희망을 물려준다는 의미로 사과나무를 심는다"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홍 전 지사는 "서애 류성룡 선생이 임진왜란 이후 자신이 겪은 환란을 교훈 삼아 닥쳐올 우환을 경계한다는 의미를 담아 징비록을 남겼다"며 "사과나무가 징비록이 돼 채무에 대한 경계가 됐으면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당시 경남도는 "홍준표 지사가 지난 3년 6개월 동안 경남도의 채무 1조 3488억 원을 다 갚은 것을 기념해 기념식수로 사과나무를 심었다"고 밝혔다.
그런데 사과나무는 이곳에서 한 번도 열매를 맺지 못하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식수 이후 영양제를 주사하고 그늘막을 치는 등 온갖 정성을 들였지만, 사과나무는 시들해졌다. 결국 그 사과나무는 진주에 있는 경남산림환경연구원으로 옮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