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8일 방영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 ‘죽음을 부른 실습-열아홉 연쇄사망 미스터리’의 일부 장면 갈무리.
장호영
엘지유플러스 고객센터 현장실습생 자살 사건 이후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등의 민원 제기로 교육부는 지난달 16일 실태 점검 결과와 개선안을 발표했다.
발표 내용을 보면, 현장실습 실태 점검은 1차로 지난해 11월 21일부터 12월 9일까지 중앙 점검단(교육부ㆍ중소기업청ㆍ전문가)과 지방고용관서(근로감독관) 점검단이, 2차는 12월 21일부터 올해 1월 20일까지 시ㆍ도교육청과 학교가 했다.
당시 점검에서 인천은 실습시간 초과 18건, 성희롱 1건, 입금 미지급 3건, 표준협약서 미작성 6건, 유해ㆍ위험 업무 4건, 욕설 등 부당한 대우 8건으로, 부당행위 총40건이 적발됐다. 적발된 업체는 27곳에 달했다.
하지만 지난번에 보도한 '업체 사장의 현장실습생 성추행' 건은 이 실태 점검에서 적발되지 않았다. 또한, 교사가 '현장실습생에게 12시간 맞교대를 시킨다'고 증언했던 업체도 적발되지 않았다. 실태 점검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의심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사장에게 성추행을 당한 뒤 학교로 돌아왔던 학생의 '현장실습 중단 사유서'에는 사장의 성희롱 관련 발언이 있었다는 내용과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문제, 월차와 연차가 없는 문제 등이 적혀 있다. 실태를 점검하면서 현장실습 중단 사유서를 제대로 살펴보지 않은 것이다.
'12시간 맞교대를 시킨다'는 업체의 경우도 특성화고교들 사이에선 '현장실습생들을 부려먹는 업체'로 유명한데, 정작 지도ㆍ감독해야할 시교육청만 모르고 있다.
하씨는 "현장실습생이 업체에서 부당한 대우를 당해 담임교사나 취업 담당교사에게 상담을 해도 돌아오는 것은 '사회생활이 다 그런 거다. 힘들어도 버텨라'라는 말이 대부분이다"라며 "이렇게 하다 보니 야근을 하다가 사고가 나고 힘들어서 자살을 하는 일이 생기는 것이다. 밑바닥에 '취업률을 떨어뜨리면 안 된다'는 생각이 있겠지만, 상당수 교사가 노동인권에 대한 감수성이 없어서 나타나는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서 "학생들이 어려움을 호소할 때 상담할 수 있게 교사에 대한 노동인권 교육이 필요하고, 전라남도교육청이나 광주시교육청처럼 노동인권센터나 안심알바신고센터 같은 것을 마련해 언제든지 상담할 수 있어야 한다"며 "현장실습을 조기 취업의 개념으로 보지 않고, 취업은 취업대로 실습은 실습대로 해야 한다. 3학년의 '3분의 2정도'를 마친 뒤 연수(실습)를 시키고 졸업 후에 취업할 수 있게 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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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실습제도는 고장난 자동차, 일단 멈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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