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에서 발견한 '녹조 크라운'24일 오후 충남 서천군 연꽃단지 인근 금강에 발생한 녹조에 돌을 던지자 곤죽이 왕관모양을 보이며 튀어 오르고 있다.
이희훈
다시 지난 18일 금강. 죽어가는 남생이를 안고 기도했다. 금강을 예전처럼 맑고 깨끗한 강으로 되돌리겠다고 약속했다. 하얀 배를 드러내 놓고 죽은 물고기들에도 똑같은 약속을 했다. 몇 마리는 새 생명을 잉태한 몸이었다. 가슴이 미어졌다.
기도는 끊이지 않았다. 금강엔 사체가 널려있다. 붕어, 잉어, 누치, 끄리, 눈불개, 배스, 블루길... 토종, 외래종을 가리지 않고 곳곳이 사체투성이다. 악취도 심하다. 사체 썩은 내가 강바람을 타고 마을까지 퍼졌다. 하지만 이 죽음에 책임이 있는 국토부와 환경부, 수자원공사, 자치단체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다. 이제는 사체를 감추려 하지도 않고 방치한다. 죽음이 일상화된 4대강의 단상이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4대강 독립군은 미국이 댐을 철거하고 생태계 복원 과정을 취재했다. (
4대강 독립군 미국에 가다) 앞으로도 기사를 쏟아낼 계획이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4대강의 희망을 전달한다면, 미국의 엘와강처럼 다시 생명이 살아 숨 쉬는 강으로 되돌릴 수 있다고 본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18일 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울산 태화강의 수중보를 철거한 뒤 13년째 황어가 돌아왔다는 기사가 떴다. 회귀한 개체 수가 너무 많아 가늠할 수 없다고 한다. 풀벌레 소리가 가득한 금강 변 텐트에서 이 소식을 들으며, 기억을 더듬었다. 4대강 사업 전인 2008년 금강이 떠올랐다. 옛 금강이 그립다.
이 기사가 올라가는 날은 촛불 대선 D-8일. 나는 4대강을 미국의 엘와강처럼, 한국의 태화강처럼 되살릴 정책을 기준으로 투표한다. 4대강 사업의 폐해를 철저하게 조사해서 그 적폐를 청산할 수 있는 정책과 의지를 가진 정당, 이것을 기준으로 4대강에 투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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