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조약 따라 ‘미군용’…비용 내면 ‘한국군용’>(4/30)
민주언론시민연합
'김관진 책임론' 스치듯 언급한 채널A물론, 모든 방송사에서 우리 정부의 책임을 아예 무시한 것은 아니다. 채널A <"미국 부담" 재확인…성주 격앙>(4/30 http://bit.ly/2pNTj9K)는 사드 비용을 미국이 부담하기로 했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받아쓴 보도인데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의 책임을 넌지시 암시만 했다.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이 지난해 7월 "방위비 분담액이 주한미군의 인건비, 시설비 항목이 나뉘어 있기 때문에 항목이 포함되면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고 "청와대도 이런 가능성을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또 "미국의 사드 청구서 가능성을 충분히 예상했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파면 이후 정부가 너무 안일하게 대응"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고도 전했다. 그러나 이 보도는 전반적으로 우리 정부 입장을 전달하는데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정부 비판 보도'로 보기는 어렵다.
졸속 배치에 비용까지 떠안게 된 사드, 정부 책임 지적한 건 JTBC뿐사드 배치에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구체적으로 짚어준 방송사는 JTBC뿐이다. JTBC <'사드 청구서' 황교안·김관진 책임론>(4/28 http://bit.ly/2p03Iv1)은 정부 책임자인 황교안 권한대행과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의 책임론을 강조했다. JTBC는 "청와대 안보실장이 차기 대통령이 결정해야 할 안보사안을 대선을 눈앞에 두고 확정짓는 듯한 모습은 권한을 넘어선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며 "황 대행은 트럼프 대통령과 세 차례 직접 통화한 당사자"이지만 "10억 달러 부담 요구에 대해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4월 29일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한 번 사드 비용은 한국 정부가 부담해야한다고 말했을 때도 대부분의 방송사는 트럼프 발언과 한국 정부 입장에만 치중했다. 반면 JTBC는 4월 29일에도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의 책임을 강조하며 정부가 "미국이 사드를 핑계로 방위비분담금 인상을 요구할 것을 예상하고도 운영비 추산조차 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한미 당국의 사드 배치 협상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할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고 강조했다. JTBC <기습배치, 사드의 역습…시나리오 있었나?>(4/29 http://bit.ly/2pmi2R9)는 미사일 분야 전문가인 포스톨 미MIT 교수의 말을 빌려 "차기 정부가 들어서면 이 사드 배치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서 조기에 사드를 배치하는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또 "사드가 애초부터 미국 미사일 방어체계인 MD"라는 지적이 나왔고 "과정들을 뜯어보면 미국이 원하는 스케줄대로 된"것이라고 밝혔다.
3. 미국 국가 안보 보좌관의 재협상 요구, 어떻게 보도했나5월 1일에는 상황이 더 심각해졌다. 미국이 비용을 부담한다는 우리 정부 입장이 나온 지 하루 만에 맥마스터 미 국가 안보 보좌관이 "사드와 관련한 문제를 재협상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이로써 우리 정부는 단 기간에 두 번의 거짓말을 한 셈이 됐다.
사드 비용 재협상하자는 미국, '기존 합의 유효'라는 정부 입장 강조한 MBCMBC는 상황의 파장을 애써 축소하려는 태도를 보였다. 맥매스터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사드 비용 재협상' 발언에 큰 의미가 없다는 식이다. 1조 원에 달하는 비용이 걸린 문제에 두 나라의 안보 책임자가 하루 만에 다른 입장을 보였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매우 부적절한 보도라 할 수 있다.
MBC <"재협상까지는 기존 협정 준수">(5/1 http://bit.ly/2oS9UJq)는 이미 제목에서 '재협상 이전까지는 미국이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라는, 대단히 무책임한 정부 입장을 그대로 받아썼다. "사드 비용을 재협상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다만 재협상 전까지는 미국이 사드 전개와 운영유지비를 부담한다는 기존 협정을 준수"한다는 것이다.
다음 보도인 MBC <"재협상 대상 아냐"...방위비 협상용 '포석'?>(5/1 http://bit.ly/2p3wafr)은 맥매스터 보좌관의 발언을 "기존 합의가 유효하다는 것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해석"한 우리 정부 입장을 받아썼으며 동시에 "그럼에도 미국이 계속해서 이 문제를 거론하는 건, 방위비 분담금 증액과 한미 FTA 개정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간접적으로 밝힌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이 한국 정부와 대립하면서까지 '재협상'을 꺼내들었는데, MBC는 이를 애써 사드 비용 부담과 연관 짓지 않으려는 것이다.
맥매스터 보좌관 발언은 KBS조차도 "사드 비용을 재협상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했고, SBS도 "기존 협정상으론 미국 부담인 게 맞지만, 재협상을 통해 바꾸겠다는 뜻"이라고 보도했다. JTBC도 "재협상 가능성을 공식화 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유독 MBC만 애써 의미를 축소하며, 정부 입장처럼 '기존 합의 유효'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고작 1건인 KBS의 비판 보도는 '미국 내 비판 여론 전달'맥마스터 미 국가 안보 보좌관의 재협상 발언 이후 KBS도 자사의 유일한 비판 보도를 내놨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는 찾아 볼 수 없었다. KBS <미국 내 비판 목소리…"한미동맹 분열 안 돼">(5/1 http://bit.ly/2pCCJIY)는 "트럼프 대통령의 돌출 발언이 한미 동맹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미국 내 비판 여론을 전했다. 결국 여기서도 KBS는 '우리 정부는 잘못이 없고 트럼프가 말실수를 했다'는 식으로 상황을 얼버무리고 있는 것이다.
'비용 재협상 대상' 못 박은 미국, '논의하긴 했을 것'이라는 MBN더 황당한 보도도 있다. MBN <"사드 비용, 재협상 사안 아냐">(5/1 http://bit.ly/2oSaHtV)은 "미국이 재협상을 요구해와도 거절하겠다"는 우리 정부 입장을 받아 쓴 보도이다. 그런데 MBN은 현 상황을 "'누가 비용을 부담하느냐'와 같은 민감한 문제에 대해 미국 측과 충분히 논의를 했을 것이 확실해 현재 한미 간에 벌어지는 논란에 대한 의혹이 커지는 실정"이라고 진단했다. 공식 합의문서도 없이 배치를 강행하다가 결국 비용 문제까지 떠안게 되어 '안보외교 참사'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MBN은 '논의하긴 했을 것이다'라는 '희망사항'을 보도한 셈이다.
미국의 재협상 발언 이후에도 JTBC만 한국정부의 대응 비판미국의 재협상 발언 이후에도 JTBC만이 우리 정부의 책임을 물었다. JTBC는 1일, 3건의 보도에서 한국 정부의 대응을 비판했다. 특히 JTBC <김관진 "기존합의 유효" 반복>(5/1 http://bit.ly/2qyCNXj)은 "김관진 실장은 사드 배치 비용이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이용될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었"고 "사드 배치를 기습적으로 배치하는 과정에도 모두 관여돼 있"었다고 일침을 놓았다. "비용 문제가 불거질 것을 알면서도 수차례 방미와 통화 과정에서 비용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하지만 타 방송사에서는 책임자인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책임론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7년 4월 28일~5월 1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뉴스판>, 채널A <종합뉴스>, MBN <뉴스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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