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끝 경계우유니사막에서
김경수
하필 지구 반대편의 우유니사막이라니. 이제껏 이보다 더 먼 곳으로의 도전은 없었다. '그래도 염려할 것 없어. 다 사람 사는 곳이잖아.', '잘 해낼 수 있어!' 2014년 6월, 나를 격려하며 인천 공항 비행기 트랩을 올랐다.
미국 LA를 거쳐 6월 19일 밤 11시 50분, 중간 기착지 페루 리마 공항에 도착했다. 다음날 오전 10시 20분에 볼리비아 라파즈행 비행기로 갈아타고 본진과 합류하면 된다. 그런데 황당하게 리마 공항 환승장에서 꼼짝없이 만 하루를 보내야 하는 신세가 됐다.
무료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환승장 주변을 이 잡듯 살피다 아침을 맞았다. 오전 8시, 어느새 탑승시간이 두어 시간 앞으로 다가왔다. 일찌감치 탑승구 앞에 자리를 잡았다. 몇 시간 후 라파즈에서 만날 운영진과 선수들을 떠올리며 눈을 붙였다. 그런데 누군가 흔드는 인기척에 눈을 떴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오전 10시 30분이 훌쩍 넘었다. Oh my God! 탑승시간이 이미 지나 버린 것이다. 창밖을 보니 내가 타있어야 할 비행기가 공항 상공에 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