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낙월도 포구에서 햇볕에 말려지고 있는 새우. 낙월도 인근 바다에서 잡은 것이다.
이돈삼
배를 타고 가서 낙월도에 내리면 새우와 관련된 표지석이 보인다. 상낙월도에도, 하낙월도에도 새우의 고장임을 알리는 표지석이 세워져 있다. 여기서 잡은 새우로 5월에 담근 오젓과 6월에 담는 육젓, 겨울에 맛볼 수 있는 동젓은 임금에 올리는 진상품이었다. 일제강점기에는 말린 새우를 군수품으로 징발당하기도 했다.
새우잡이가 번성했을 때는 낙월도와 임자도를 중심으로 근해에서 잡은 젓새우가 우리나라 생산량의 50%를 차지했다. 섬도, 바다도 흥청거리면서 낙월도를 먹여 살렸다. 그때 낙월도의 인구가 5000여 명에 달했는데, 지금은 300여 명이 살고 있다.
그 새우를 잡았던 배가 멍텅구리 배다. 낙월도 사람들의 애증이 서린 배다. 엔진도, 돛도, 노도 없는 목선이다. 스스로 움직일 수 없어 동력선이 바다로 끌고 나가 닻을 내렸다. 그리고 몇날 며칠, 길게는 몇 달까지 조업을 했다. 하여, 새우잡이 배에 팔려 가면 돌아올 수 없다는 과장 섞인 말도 있었다.
이 배는 조류의 변화가 많은 바다에 그물을 쳐놓고, 조류를 따라 이동하는 새우를 잡았다. 그물이 조류에 휩쓸리지 않도록, 또 오랫동안 내려놓은 닻이 녹슬지 않도록 나무로 만든 대형 닻을 사용했다. 이 배가 포구로 돌아오면, 배 안 가득 돈을 싣고 온다고 '돈배'로도 불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