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기사 더보기 울산광역시 울주군 삼남면 교동리 1551일대 계곡은 해발 1083m 간월산에서 내려온 산골 물이 장쾌하게 흘러가는 유원지이다. 사람들은 이곳을 작괘천이라 부른다. 작괘천(酌掛川)은 술잔(酌)을 걸어놓은(掛) 물길(川)이라는 뜻이다.작괘천의 수백 평도 넘는 들판(原) 같은 바위(石) 지대 석원(石原)은 긴 시간이 자연에 아로새긴 예술 작품들로 멋지게 꾸며져 있다. 공룡 발자국인 양 느껴지기도 하는 술잔 모양의 홈들이 바로 그것이다. 술잔을 걸어놓은 계곡, 작괘천이라는 이름을 붙인 옛사람들의 풍류가 놀랍다. ▲작괘천(왼쪽 건물이 작천정)정만진 이곳을 찾은 옛사람들 중 가장 유명한 인물은 포은 정몽주이다. 1376년(고려 우왕 2) 이인임 등 집권 세력의 배명친원(排明親元) 정책에 반대하다가 언양으로 유배된 정몽주는 작천정 바위에 앉아 글을 읽었다. 정몽주가 앉았던 바위에는 '慕隱臺(모은대)'라는 한자가 새겨져 있다. 포은(隱)을 그리워하는(慕) 곳(臺)이라는 의미다.모은대 세 글자 아래에는 '秋田 金弘祚'라는 석각(石刻)이 있다. 울산 지역의 큰 부호였던 추전 김홍조(1868-1922)는 개인 재산이던 이곳 작괘천 일대를 사회에 기부하였다.모은대에서 물길 건너편을 바라보면 2층 누각 작천정(酌川亭)이 숲 아래에 서 있다. 1902년에 건립된 정자이다. 물을 건너지 않으면 볼 수 없지만, 작천정 옆에는 1986년에 건립된 '선무원종공신 추모비'도 있다. 임진왜란 당시 왜적에 대항하여 싸웠고, 공로를 인정받아 조정으로부터 큰 상을 받은 의사들을 기려 세워진 비석이다. ▲임란 의병장 10인의 이름과 벼슬명이 새겨져 있는 '선무원종공신 마애 석각' 바위 뒤로 '선무원종공신 추모비'가 보이는 풍경정만진 모은대와 추모비 사이의 흰빛 너럭바위와 맑은 물 가운데에 눈길을 끄는 바위가 보인다. 흔히 '선무원종공신 마애 석각'이라 불리는 이 바위는 일제가 우리 민족혼을 말살하기 위해 광분하던 식민지 시대 말기인 1936년 10월 18일에 조성되었다. 바위에는 임진왜란 당시 언양 지역 의병장 열 분의 한자 이름이 붉게 새겨져 있다. 가까이 다가서서 각각 한 줄씩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그분들의 성명을 읽는다.金廷瑞(김정서) 宣克禮(선극례) 李彦良(이언량) 崔 環(최 환) 白斤孫(백근손) 金磻守(김반수) 金彦元(김언원) 柳文守(류문수) 朴延慶(박연경) 金應龍(김응룡) 추모비에는 이 열 분 외에 이섬(李暹), 신광윤(辛光胤), 신광윤의 아들 신전(辛荃) 세 분을 추가로 모셨다. ▲귀양 온 정몽주가 앉아서 책을 읽은 곳으로 전해지는 바위 '모은대'정만진 1919년 3 ‧ 1운동 때에도 작괘천과 작천정은 거사를 준비하는 장소로 쓰였다. 천도교 교인들은 작괘천 석원을 노천 교회당으로 사용하면서 성금을 모아 독립군 진지로 보냈다. 현대인들은 천연의 유원지로만 인식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곳은 정몽주, 임진왜란, 독립운동의 민족정신이 서린 역사의 현장이다. 작천정에서 30m가량 아래의 바위에는 천도교 교인들이 '人乃天(인내천)' 세자를 새겨 두었다. 남북 분단, 빈부 격차, 지역감정 등의 현안들이 잘 해결되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이 오기를 인내천 바위 아래에서 소망해 본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작천정 #작괘천 #선무원종공신 #임진왜란 #울산 추천5 댓글 스크랩 페이스북 트위터 공유34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이버 채널구독다음 채널구독 10만인클럽 10만인클럽 회원 정만진 (daeguedu) 내방 구독하기 장편소설 <한인애국단><의열단><대한광복회><딸아, 울지 마라><백령도> 등과 역사기행서 <전국 임진왜란 유적 답사여행 총서(전 10권)>, <대구 독립운동유적 100곳 답사여행(2019 대구시 선정 '올해의 책')>, <삼국사기로 떠나는 경주여행>,<김유신과 떠나는 삼국여행> 등을 저술했고, 대구시 교육위원, 중고교 교사와 대학강사로 일했습니다. 이 기자의 최신기사 교과서 수록 독립지사, 형편 어려워 귀국 못 해 영상뉴스 전체보기 추천 영상뉴스 [단독] 김태열 "명태균이 대표 만든 이준석,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고" [단독] 윤석열 모교 서울대에 "아내에만 충성하는 대통령, 퇴진하라" [단독] 김태열 "이준석 행사 참석 대가, 명태균이 다 썼다" AD AD AD 인기기사 1 남편 술주정도 견뎠는데, 집 물려줄 거라 믿었던 시댁의 배신 2 의사 아빠가 죽은 딸의 심장에 집착하는 진짜 이유 3 '징역1년·집유2년' 이재명 "이것도 현대사의 한 장면 될 것" 4 보수논객 정규재 "이재명 1심 판결, 잘못됐다" 5 [단독] 조은희 "명태균 만났고 안다, 영남 황태자? 하고 싶었겠지" Please activate JavaScript for write a comment in LiveRe. 공유하기 닫기 물길 가운데 바위에 새겨진 10명 의병장의 이름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밴드 메일 URL복사 닫기 닫기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취소 확인 숨기기 인기기사 남편 술주정도 견뎠는데, 집 물려줄 거라 믿었던 시댁의 배신 의사 아빠가 죽은 딸의 심장에 집착하는 진짜 이유 '징역1년·집유2년' 이재명 "이것도 현대사의 한 장면 될 것" 보수논객 정규재 "이재명 1심 판결, 잘못됐다" [단독] 조은희 "명태균 만났고 안다, 영남 황태자? 하고 싶었겠지" 미국에 투자한 한국기업들 큰일 났다... 윤 정부, 또 망칠 건가 중학교 졸업여행에서 장어탕... 이건 정말 '세상에 이런 일이' 남자선배 무릎에 앉아 소주... 기숙사로 가는 내내 울었다 팔순잔치 쓰레기 어쩔 거야? 시골 어르신들의 '다툼' 나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이유서 맨위로 연도별 콘텐츠 보기 ohmynews 닫기 검색어 입력폼 검색 삭제 로그인 하기 (로그인 후, 내방을 이용하세요) 전체기사 HOT인기기사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미디어 민족·국제 사는이야기 여행 책동네 특별면 만평·만화 카드뉴스 그래픽뉴스 뉴스지도 영상뉴스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대구경북 인천경기 생나무 페이스북오마이뉴스페이스북 페이스북피클페이스북 시리즈 논쟁 오마이팩트 그룹 지역뉴스펼치기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강원제주 대구경북 인천경기 서울 오마이포토펼치기 뉴스갤러리 스타갤러리 전체갤러리 페이스북오마이포토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포토트위터 오마이TV펼치기 전체영상 프로그램 쏙쏙뉴스 영상뉴스 오마이TV 유튜브 페이스북오마이TV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TV트위터 오마이스타펼치기 스페셜 갤러리 스포츠 전체기사 페이스북오마이스타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스타트위터 카카오스토리오마이스타카카오스토리 10만인클럽펼치기 후원/증액하기 리포트 특강 열린편집국 페이스북10만인클럽페이스북 트위터10만인클럽트위터 오마이뉴스앱오마이뉴스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