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한테 한 번 읽어 주기만 하면, 그 다음부터 아이들은 몇 번이고 넘기고 되넘기면서 이야기를 받아들이고 누립니다.
최종규
어머니랑 아버지는 두 손을 가슴에 모아 따스한 기운을 담습니다. 이 따스한 기운을 아이한테 펼쳐서 아이가 비를 그을 수 있는 지붕을 빚어요. 이 따스한 기운을 아이한테 뻗어서 아이 등에 날개를 달아 주지요. 아이는 걱정이 아닌 꿈을 품고서 제 길을 씩씩하게 걸어요. 아이는 두려움이 아닌 사랑을 받고서 제 길을 힘차게 나아가요.
가만히 돌아보아요. 어버이나 어른인 우리는 모두 어린이였어요. 어버이나 어른인 우리는 모두 어릴 적에 '우리 어버이'한테서 기쁜 사랑을 넉넉히 받으면서 느긋하고 신나게 새로운 길을 걸어올 수 있었어요. 우리는 우리 어버이한테서 받은 사랑을 우리 아이들한테 물려줍니다. 우리 아이들은 차츰차츰 슬기롭게 자라면서 저희가 받은 사랑을 앞으로 새로운 아이들한테 물려줄 수 있습니다.
선물 하나는 오래오래 흐릅니다. 어머니 손을 거치고 아버지 손을 타면서 사랑은 새롭게 자랍니다. 아이는 사랑을 먹으면서 큽니다. 어버이는 사랑을 주면서 자랍니다. 아이도 크고 어른도 자라요. 아이도 자라고 어른도 크지요. 우리는 몸만 크지 않고 마음도 커요. 주고 또 주어도 다시 샘솟는 사랑이요, 나누고 또 나누어도 새롭게 나눌 수 있는 사랑입니다.
손으로 들려주는 따스한 사랑을 생각합니다. 곯아떨어진 아이를 어루만지는 어버이 사랑을 생각합니다. 아침저녁으로 밥을 기쁘게 지어 나누는 어버이 사랑을 헤아립니다. 함께 살림을 가꾸고 세간을 돌보는 어버이 사랑을 되새깁니다.
엄마의 선물
김윤정 글.그림,
상수리,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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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꽃(국어사전)을 새로 쓴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를 꾸린다. 《쉬운 말이 평화》《책숲마실》《이오덕 마음 읽기》《우리말 동시 사전》《겹말 꾸러미 사전》《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비슷한말 꾸러미 사전》《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읽는 우리말 사전 1, 2, 3》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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