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복 사내들 엄호, 홍준표 귀국길 '아수라장'

[현장] 3주 미국 휴가 후 인천공항 통해 입국, "자유 대한민국 지키겠다"

등록 2017.06.04 20:16수정 2017.06.04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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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가 나타났다 대선 패배 후 미국으로 출국했던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선 후보가 4일 오후 인천공항에 도착해,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홍준표가 나타났다대선 패배 후 미국으로 출국했던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선 후보가 4일 오후 인천공항에 도착해,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남소연

'레드준표'를 찾아라! 대선 패배 후 미국으로 출국했던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선 후보가 4일 오후 인천공항에 도착해, 지지자들에 둘러싸인 채 입국장을 나서고 있다.
'레드준표'를 찾아라!대선 패배 후 미국으로 출국했던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선 후보가 4일 오후 인천공항에 도착해, 지지자들에 둘러싸인 채 입국장을 나서고 있다. 남소연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23일 동안의 미국 휴가를 끝내고 4일 귀국했다.

홍 전 지사는 이날 오후 6시께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며 지지자들을 향해 "자유 대한민국의 가치를 지키는 데 함께 하겠다"라고 말했다. 당권 도전 등 향후 일정과 관련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날 귀국 현장은 홍 전 지사가 갑작스레 입국 게이트를 변경하며 아수라장이 됐다. 당초 B게이트로 나오기로 했던 그는 기다리고 있던 취재진을 따돌린 채 A게이트에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취재 라인이 무너지고, 지지자·취재진이 뒤엉켜 일대가 혼란에 빠졌다. 사진기자가 올라가 있던 사다리가 흔들리고, 사람들이 부딪혀 휘청거리는 등 곳곳에서 아찔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당권 도전하나" 질문에는 "..."

이날 홍 전 지사는 A게이트 앞에서 마이크를 잡고 약 20초 분량의 메시지를 남겼다.

"고맙다. 지난 번에 제가 부족한 탓에 여러분의 뜻을 받들지 못해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저나 자유한국당이 잘못하는 바람에 대선에서 패배했다. 앞으로 여러분과 함께 자유 대한민국의 가치를 지키는 데 함께 하겠다. 정말 고맙다."


하지만 홍 전 지사는 "전당대회가 한 달 남았다", "당권 도전을 준비하고 있나"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일체 답하지 않았다. 홍 전 지사가 인천공항을 빠져나는 동안 현장은 더 혼란스러워져 취재진이 목소리를 한껏 높였으나, 그는 곧장 검은색 에쿠스 차량에 올라 인천공항을 떠났다.

지지자들은 태극기와 미국 성조기를 든 채 "홍준표 그대는 새 시대의 희망", "홍준표를 당대표로" 등이 적힌 현수막을 입국장에 내걸었다. 또 홍 전 지사의 얼굴과 함께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을 구해주세요"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대한민국! 홍준표!"를 연호하기도 했다.


일부 지지자들은 "홍준표"를 외치며 울부짖었고, "왜 잘못 없는 사람(박근혜 전 대통령 지칭)을 지키지 못했냐"라며 자유한국당 의원들에게 항의하는 지지자도 있었다.

셀카봉 들고 생중계하는 '엄마부대' 주옥순... 여긴 어디?  극우단체인 '엄마부대' 주옥순 대표가 4일 오후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선 후보가 귀국한 인천공항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내, 셀카봉을 높이 들어 현장 중계하고 있다.
셀카봉 들고 생중계하는 '엄마부대' 주옥순... 여긴 어디? 극우단체인 '엄마부대' 주옥순 대표가 4일 오후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선 후보가 귀국한 인천공항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내, 셀카봉을 높이 들어 현장 중계하고 있다. 남소연

홍준표 마중 나온 자유한국당 의원들 자유한국당 이철우 의원과 김명연 수석대변인(왼쪽), 이종혁 전 의원(오른쪽)이 4일 오후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선 후보가 귀국한 인천공항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홍준표 마중 나온 자유한국당 의원들자유한국당 이철우 의원과 김명연 수석대변인(왼쪽), 이종혁 전 의원(오른쪽)이 4일 오후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선 후보가 귀국한 인천공항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남소연

입국장에 혼자 들어온 홍준표 전 후보의 부인 이순삼씨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선 후보의 부인 이순삼씨가 4일 오후 인천공항 입국장에 혼자 들어오고 있다. 홍 전 후보는 이날 미국 로스엔젤레스를 출발한 국적기를 이용한 탑승객들이 이용하게 되어있는 입국장 B게이트로 나오지 않고 A게이트로 나오는 바람에, 부인 이순삼씨만 혼자 B게이트로 들어왔다.
입국장에 혼자 들어온 홍준표 전 후보의 부인 이순삼씨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선 후보의 부인 이순삼씨가 4일 오후 인천공항 입국장에 혼자 들어오고 있다. 홍 전 후보는 이날 미국 로스엔젤레스를 출발한 국적기를 이용한 탑승객들이 이용하게 되어있는 입국장 B게이트로 나오지 않고 A게이트로 나오는 바람에, 부인 이순삼씨만 혼자 B게이트로 들어왔다. 남소연

홍 전 지사를 호위하는 사람들 중에는 당직자뿐만 아니라 군복을 입은 지지자들도 있었다. 이들과 함께 장기정 자유청년연합 대표도 홍 전 지사 옆에 서서 지지자들과 취재진의 접근을 막았다. 장 대표는 지난 2월 이정미 전 헌법재판관과 박영수 특검의 주소를 공개하고, 박 특검 자택 앞에서 야구방망이를 흔들며 "이 XX들은 몽둥이맛을 봐야한다"라며 과격 시위를 주도한 바 있다.

서울 방배경찰서는 지난달 24일 장 대표를 비롯해 신혜식 신의한수 대표,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를 집시법 위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명예훼손, 모욕 혐의 등으로 기소 의견을 달아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장 대표와 함께 신 대표, 주 대표도 이날 홍 전 지사 귀국현장에서 볼 수 있었다.

'귀국 인사'한 홍준표 대선 패배 후 미국으로 출국했던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선 후보가 4일 오후 인천공항에 도착해, 마중 나와있던 지지자들에게 짧은 인사를 마친 후 단상을 내려서고 있다.
'귀국 인사'한 홍준표대선 패배 후 미국으로 출국했던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선 후보가 4일 오후 인천공항에 도착해, 마중 나와있던 지지자들에게 짧은 인사를 마친 후 단상을 내려서고 있다. 남소연

돌아온 홍준표 대선 패배 후 미국으로 출국했던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선 후보가 4일 오후 인천공항에 도착해, 지지자들에게 인사하며 차량에 오르고 있다.
돌아온 홍준표대선 패배 후 미국으로 출국했던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선 후보가 4일 오후 인천공항에 도착해, 지지자들에게 인사하며 차량에 오르고 있다. 남소연

홍 전 지사가 귀국하면서 자유한국당은 본격적인 당권 경쟁 체제에 들어갔다. 이날 공식 발표하진 않았지만, 홍 전 지사는 다음 달 3일 열리는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 분위기대로라면 홍 전 지사가 당권을 거머쥘 확률이 크다. 하지만 친박(근혜)계와 대선 패배 책임론을 거론하는 일부 의원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친박계 홍문종 의원의 출마설도 나오고 있다. 홍 의원은 "7월 전당대회가 친홍(준표) 대 반홍의 대결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홍 전 지사는 대선 3일 후인 지난 달 12일 미국으로 떠났다. 지난 대선에 출마해 낙선했던 홍 전 지사는 미국에 있는 차남 정현씨를 만나 휴식을 취하며 정국 구상의 시간을 가졌다(관련기사 : "홍준표를 당대표로" 귀국 기다리는 지지자들).
#홍준표 #자유한국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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