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준표'를 찾아라!대선 패배 후 미국으로 출국했던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선 후보가 4일 오후 인천공항에 도착해, 지지자들에 둘러싸인 채 입국장을 나서고 있다.
남소연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23일 동안의 미국 휴가를 끝내고 4일 귀국했다.
홍 전 지사는 이날 오후 6시께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며 지지자들을 향해 "자유 대한민국의 가치를 지키는 데 함께 하겠다"라고 말했다. 당권 도전 등 향후 일정과 관련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날 귀국 현장은 홍 전 지사가 갑작스레 입국 게이트를 변경하며 아수라장이 됐다. 당초 B게이트로 나오기로 했던 그는 기다리고 있던 취재진을 따돌린 채 A게이트에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취재 라인이 무너지고, 지지자·취재진이 뒤엉켜 일대가 혼란에 빠졌다. 사진기자가 올라가 있던 사다리가 흔들리고, 사람들이 부딪혀 휘청거리는 등 곳곳에서 아찔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당권 도전하나" 질문에는 "..."이날 홍 전 지사는 A게이트 앞에서 마이크를 잡고 약 20초 분량의 메시지를 남겼다.
"고맙다. 지난 번에 제가 부족한 탓에 여러분의 뜻을 받들지 못해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저나 자유한국당이 잘못하는 바람에 대선에서 패배했다. 앞으로 여러분과 함께 자유 대한민국의 가치를 지키는 데 함께 하겠다. 정말 고맙다." 하지만 홍 전 지사는 "전당대회가 한 달 남았다", "당권 도전을 준비하고 있나"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일체 답하지 않았다. 홍 전 지사가 인천공항을 빠져나는 동안 현장은 더 혼란스러워져 취재진이 목소리를 한껏 높였으나, 그는 곧장 검은색 에쿠스 차량에 올라 인천공항을 떠났다.
지지자들은 태극기와 미국 성조기를 든 채 "홍준표 그대는 새 시대의 희망", "홍준표를 당대표로" 등이 적힌 현수막을 입국장에 내걸었다. 또 홍 전 지사의 얼굴과 함께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을 구해주세요"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대한민국! 홍준표!"를 연호하기도 했다.
일부 지지자들은 "홍준표"를 외치며 울부짖었고, "왜 잘못 없는 사람(박근혜 전 대통령 지칭)을 지키지 못했냐"라며 자유한국당 의원들에게 항의하는 지지자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