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이 소방관을 만나다

[이건의 재미있는 미국소방이야기 21] 예술로 위로받는 소방관

등록 2017.06.07 21:43수정 2017.06.07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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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 어느 특정한 사람들만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예술은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모습을 반영한다는 점과 예술을 통해서 사회구성원들이 특정사안에 대해 서로 공감하고 연대감을 이룰 수 있다는 사실에서 우리 모두를 위한 소통 채널이라고 할 수 있다.  

소방관들의 명예와 자부심 뒤에 가려진 고통, 즉 트라우마, 부상, 그리고 순직에 대한 두려움은 소방관의 행복과 사명감을 위협하는 요인들이다. 

그런 소방관들을 위로하고 그 직업적 소명에 색다른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예술인들이 나섰다.  

영화, 미술, 음악, 책 등 예술의 다양한 분야에서 소방관의 역할을 새롭게 조명하고 그들의 노고를 위로하는 작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미국 NBC방송에서 인기리에 방영중인 TV드라마 '시카고파이어(Chicago Fire)'는 시카고소방서와 소방대원들의 삶을 다룬 본격 소방드라마다. (출처:NBC.com)
미국 NBC방송에서 인기리에 방영중인 TV드라마 '시카고파이어(Chicago Fire)'는 시카고소방서와 소방대원들의 삶을 다룬 본격 소방드라마다. (출처:NBC.com)

 소방관을 위한 작품을 그리는 화가이자 소방관 아내이기도 한 조디 먼로(Jodi Monroe)가 자신의 작품 앞에서 한 소방관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 Model City Fire Fighter)
소방관을 위한 작품을 그리는 화가이자 소방관 아내이기도 한 조디 먼로(Jodi Monroe)가 자신의 작품 앞에서 한 소방관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 Model City Fire Fighter)

한편 2013년에는 애리조나 산불로 인해 19명의 산불 진압대원(Hotshot Crew)이 목숨을 잃은 사고가 있었다. 이 끔찍한 사고로 열아홉 가정이 가장을 잃었고, 총 51명의 아이들이 아빠 없는 천사로 남겨졌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유명 컨트리 음악가수 디어크스 벤틀리(Dierks Bentley)가 동료 음악인들과 지역 방송국의 도움을 받아 그들을 추모하고 유가족을 위로하는 공연을 개최했다.


이날 모금된 공연 수익금 47만6천 달러(우리 돈 5억3천만 원)는 순직한 소방관들의 가정에 전달됐다.

 컨트리 가수 디어크스 벤틀리가 애리조나 산불로 순직한 소방관들을 추모하는 공연을 하고 있다. 무대 정면에는 순직한 소방대원들의 사진이 걸려있다. (출처: radio.com)
컨트리 가수 디어크스 벤틀리가 애리조나 산불로 순직한 소방관들을 추모하는 공연을 하고 있다. 무대 정면에는 순직한 소방대원들의 사진이 걸려있다. (출처: radio.com)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소방관을 위한 예술인들의 참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필로(FILO)'라는 젊은 예술인들의 모임이 제일 먼저 그 문을 열었다. 'FILO'는 "First In, Last Out"의 약자로, "재난현장에 제일 먼저 들어가서, 제일 마지막에 나온다"라는 의미의 소방관 모토다.

 지난 3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 위치한 L153 아트 갤러리에서 개최된 'FILO 46 47 소방관 전시회'에서 한국예술종합대학의 젊은 예술인들이 소방관을 위한 공연을 펼치고 있다.
지난 3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 위치한 L153 아트 갤러리에서 개최된 'FILO 46 47 소방관 전시회'에서 한국예술종합대학의 젊은 예술인들이 소방관을 위한 공연을 펼치고 있다. 이건

 'FILO 46 47 소방관 전시회'에서 드로잉 아티스트 김정기 캘리그라퍼가 소방관을 위해 <감동>이라는 글을 써 보이고 있다.
'FILO 46 47 소방관 전시회'에서 드로잉 아티스트 김정기 캘리그라퍼가 소방관을 위해 <감동>이라는 글을 써 보이고 있다. 이건

 지난 달 19일 서울 강남소방서에서 영화배우 정우성씨가 소방관 처우개선을 위한 법안인 일명 '소방관 눈물 닦아주기 법' 캠페인에 참여해 소화분말을 뒤집어쓰고 있다. (출처: wikitree.co.kr, 정우성씨 인스타그램)
지난 달 19일 서울 강남소방서에서 영화배우 정우성씨가 소방관 처우개선을 위한 법안인 일명 '소방관 눈물 닦아주기 법' 캠페인에 참여해 소화분말을 뒤집어쓰고 있다. (출처: wikitree.co.kr, 정우성씨 인스타그램) 이건

예술이 '시대의 안전파수꾼'인 소방관을 위로하고 그들의 역할을 새로운 각도에서 재조명하는 일은 감동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그보다 더 감동스러운 것은 소방관들의 삶 그 자체가 아닐까.
#이건 소방칼럼니스트 #이건 선임소방검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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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출생. Columbia Southern Univ. 산업안전보건학 석사. 주한 미 공군 오산기지 선임소방검열관. 소방칼럼니스트. <미국소방 연구보고서>, <이건의 재미있는 미국소방이야기>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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