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파업 참여와 무단결근, 대기발령 불응 등의 이유로 PD수첩의 최승호 PD와 전 노조위원장 출신의 박성제 기자가 해고된 가운데, 지난 5월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MBC 사옥 남문 앞에서 MBC 노조원들이 공영방송의 정상화와 김재철 사장의 퇴진 등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유성호
연일 계속되는 대통령의 파격적인 행보로 국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는 문재인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국정과제 중 하나는 바로 언론개혁이다. 촛불 혁명을 기반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는 진정한 민주주의의 실현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열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무너진 언론의 공정성과 공익성을 회복시켜야 한다.
그렇다면, 언론의 공정성과 공익성을 회복하기 위해 문재인 정부가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언론개혁 과제는 어떤 것이 있을까? 먼저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망가질 대로 망가진 공영방송을 정상화하는 일이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 동안 공영방송 KBS와 MBC는 국민의 방송으로써 권력기관에 대한 감사와 견제의 역할은 하지 않고 정치 권력의 나팔수 역할만 충실히 수행해 왔다.
이처럼 망가진 공영방송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방송법 개정을 통해 현재 구조적으로 정치권의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공영방송 이사진과 사장 선출방식을 바꿔야 한다. 집권세력과 코드가 맞는 인사가 공영방송사 사장에 선임될 수밖에 없는 현재의 사장선임과 이사회 구성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공영방송 이사회 구성에 여·야가 비슷한 비율로 이사를 추천하도록 하고, 사장 선임에 있어서는 이사회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거쳐 선임하도록 하여 집권세력이 자신의 입맛에 맞는 인사를 일방적으로 사장에 임명해 정권의 나팔수 역할을 하도록 하려는 시도를 원천적으로 차단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방송의 공정성과 독립성 회복을 위해 방송 제작자들의 제작 자율성을 보장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또한 마련해야 할 것이다. 방송 제작과 편성 과정에서 방송사 경영진과 취재 및 제작 종사자들이 동수로 참여하는 가칭 '편성위원회'를 설치하도록 하여 방송의 제작과 편성과정에서 노·사간 충돌이 발생할 경우, 편성위원회의 심의와 의결을 반드시 거치도록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방송의 제작과 편성이 사장이나 소수의 간부들에 의해 일방적으로 좌지우지 되는 것을 막을 수 있고, 방송 제작종사자들의 자율성을 보장하여 방송의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편성위원회가 구성원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보도·제작·편성 분야 간부의 임명과 평가에 참여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편성위원회의 운영 과정과 결과는 사안별로 즉시 사내에 공개하도록 의무화하여 편성위원회가 유명무실해지지 않고 실질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한, 공영방송이 정권홍보 수단으로 전락하는 것에 반발해 투쟁하다 부당하게 해직되거나 좌천된 언론인들을 방송현장으로 즉각 복직시켜야 할 것이다. 나아가, 언론청문회를 통해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 동안 정치 권력이 어떻게 방송을 장악해 정권홍보수단으로 활용해 왔는지 진실을 밝혀내,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필요가 있다.
문재인 정부는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망쳐놓은 언론환경을 다시 회복시켜 정권에 의한 공영방송 장악과 정치 도구화의 역사를 끊어야 한다. 그리하여, 민주주의와 시장원리가 상생하는 미디어 생태계 조성을 통해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고 우리 사회의 권력 집단에 대한 감시와 견제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건강한 언론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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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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