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새벽 자신의 아파트 옥상에서 추락해 숨진 채 발견된 삼성중공업 관리직 이아무개(38)씨의 빈소가 거제 한 장례식장에 마련되어 있다.
김경습
고인은 '우울증'을 겪고 있었다. 이씨는 올해 4월과 5월, 6월에도 한 차례씩 병원 진료를 받았다.
유가족은 이씨가 평소 회사 생활이 힘들다고 했다고 밝혔다. 유족들은 고인이 1년 전부터 회사에서 '구조조정'과 '희망퇴직' 압박을 받았다고 밝혔다.
고인은 부인과 나눈 카톡 대화에서 "요즘 회사에서 스트레스를 넘(너무) 받는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유족들이 병원에서 받은 고인의 진료기록에 보면, 이씨는 회사 일이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진료기록을 보면 "작년부터 회사 구조조정이 있고 불안하다. 새벽에 일찍 깨고 낮에 일에 집중이 안 된다", "작년 이맘때 희망퇴직 이야기가 처음 나오면서 그런 것 같다", "도망가고 싶다", "(6월) 1~2주 사이 많이 우울하다"고 적혀 있다.
유족들은 '산재'를 요구하고 있다. 고인의 처제는 "지난 5월에 거제에서 형부를 만났더니 많이 야위어서 '힘드시냐'고 했더니, '회사 일이 힘들다'고 하더라"며 "일도 많았다 하고, 지난해 구조조정 이야기가 나오면서 더욱 힘들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형부는 회사 업무와 관련해 스트레스가 심했다"며 "그래서 산재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일반노동조합 김경습 위원장은 "일반적으로 우울즐을 앓던 노동자가 자살을 하면 회사와는 아무 상관 없는 개인 지병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며 "회사 업무 스트레스와 희망퇴직에 대한 불안감에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있는 여지가 많으므로, 산재 승인이 용이하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유족들이 삼성중공업을 상대로 '산재' 요구 등을 했지만, 회사가 책임 회피만 하는 것 같다"며 "유족들이 도와달라고 한다. 그래서 이번 주까지 지켜보고, 유족의 뜻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다음 주부터 출근 투쟁에 나설 것"이라 밝혔다.
유족들은 20일 시신을 입관하고, 21일 발인하는 등 장례 절차에 들어갔다. 고인의 처제는 "장례를 늦게 치르면 고인도 힘들 거 같아 일단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산재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유족 측에 "산재 처리를 해줄 수 없다. 회사 안이 아니고 밖에서 사망했기에 어찌할 방법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고인이 일했던 부서의 파트장은 계속 전화를 해도 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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