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재선 의원이 초청한 홍준표 자유한국당의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가 지난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내 초재선 의원들이 초청한 자리에 나와 정견을 발표하고 있다.
남소연
논란의 발단은 자유한국당 소속 홍준표 전 경남지사의 입에서 시작됐다. 홍 전 지사가 지난 18일 당 대표 경선 출마 기자간담회에서 한 발언이 '부메랑'이 됐다. 그는 "지금 언론이 정상이 아니다"고 운을 뗀 뒤 특정 언론사를 겨냥해 거침없이 쓴 소리를 쏟아냈다. 홍 전 지사는 "지난 탄핵이나 대선 과정에서 보니 신문과 방송을 (문재인 정권에) 갖다 바치고 조카 구속시키고, 청와대 특보 자리 겨우 얻는 그런 언론도 있더라"고 작심한 듯 내뱉었다.
<중앙일보>와 JTBC를 겨냥한 발언이라는 것쯤은 참석한 언론인이라면 누구나 쉽게 알아들을 수 있는 내용이다. '신문과 방송', '조카 구속', '청와대 특보'라는 키워드 속엔 특정 언론사를 지칭하는 것 외에도 다분히 감정까지 섞여 있음이 읽힌다.
곧바로 <중앙일보>가 포문을 열었다. 연이틀 사설에서 특정 정치인을 거론하며 거센 비판을 가한 것은 이례적이다. 일반기사와 특집을 합하면 연 사흘째 공격을 퍼부었다. 다른 사람도 아닌 '막말 정치인'으로 세간에 널리 알려진 정치인 '홍준표' 이름을 제목과 본문에서 연거푸 거론하며 따가운 비판과 함께 도의적·법적 책임을 따져 물었다.
신문은 홍 전 지사 기자간담회 다음 날인 19일부터 반격을 시작했다. 2면과 10면 그리고 사설에서 관련 내용을 큼직한 의제로 다뤘다. 다음날인 20일에도 8면과 사설에서 같은 의제를 보도했다. 21일에는 한판(8면)을 할애해 홍 전 지사를 비판했다.
법적 대응을 불사할 뜻도 내비쳤다. <중앙일보>는 19일 자 사설 '홍준표의 무책임한 막말정치 어디까지 가는가'를 통해 홍 전 지사의 발언을 '극단적 발언', '귀를 의심하게 만드는 극언'이라고 꼬집으며 "홍 전 지사는 교묘하게 주어를 생략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땅에서 신문, 방송, 조카 구속, 특보라는 표현의 공통분모는 딱 하나밖에 없다. 바로 <중앙일보>와 JTBC, 그리고 홍석현 전 회장"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홍 전 지사는 근거 없는 무책임한 발언으로 <중앙일보>와 홍 전 회장의 명예를 명백히 난도질했다"며 "어떤 정치인이라도 타인의 명예를 난도질할 면죄부를 갖고 있지 않다"고 정곡을 찔렀다. 그러면서 "홍 전 지사는 자신의 망언에 대해 해명하고 사과해야 한다. 그리고 검찰 출신의 정치인답게 자신의 발언에 법적 책임도 져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사흘 걸쳐 홍준표 비판한 <중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