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공간 공개한 트럼프, 속마음은 한미FTA 재협상?

정상회담에서 FTA 재개정 협상 가능성 높아져...청와대는 신중한 반응

등록 2017.06.30 15:40수정 2017.06.30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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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 부부, '환한 웃음'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29일 오후(현지시간) 상견례 및 만찬에 앞서 백악관에서 인사를 하던 중 환하게 웃고 있다.
한·미 정상 부부, '환한 웃음'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29일 오후(현지시간) 상견례 및 만찬에 앞서 백악관에서 인사를 하던 중 환하게 웃고 있다.연합뉴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첫 번째 만찬 회동을 마친 후 배웅을 하다가 백악관 3층에 자신의 사적공간인 트리티룸으로 문 대통령 내외를 안내했다. 문 대통령 내외는 트리티룸을 비롯해 링컨 대통령의 집무실 등을 둘러보고 12분만에 다시 내려왔다.

이 같은 '깜짝 공개'는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에게 친근함을 보이기 위한 것이라고 청와대 측은 설명했다. 다음날(30일) 공식적인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 정상 간의 신뢰와 우의를 보여준 행동이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깜짝 공개' 한 것은 자신의 사적 공간만이 아니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과의 만찬 회동에서 '새로운 무역 거래'(new trade deal)을 논의했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한미 간의 무역불균형을 지적해 왔던 만큼 '새로운 무역 거래'는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재개정을 의미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공식 정상회담에서 한미FTA 재개정 논의를 시사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만찬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방금 한국의 대통령과 매우 좋은 회담을 마쳤다"며 "북한, 새로운 무역협정(new trade deal)을 포함해 많은 주제들이 논의됐다"라고 밝혔다. 앞서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지난 28일 언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시각은 (한미 간의) 무역 관계가 불균형한 상황에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산 자동차 문제, 그리고 한국에서 미국 자동차 판매에 여전히 장벽이 존재하고 때로는 한국을 통해 미국으로 들어오는 과도한 양의 중국산 철강 제품이 있다는 사실 등에 관해 솔직담백하게 얘기할 것"이라며 "양국 정상은 무역 관계에 대해 우호적이고 솔직한 대화를 나눌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국회의사당 링컨 룸에서 열린 미 하원 지도부 간담회에서 폴 라이언 하원의장 등 원내대표들과 간담회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국회의사당 링컨 룸에서 열린 미 하원 지도부 간담회에서 폴 라이언 하원의장 등 원내대표들과 간담회 하고 있다.연합뉴스

문 대통령의 방문 이전부터 정상회담에서 한미FTA 재협상이 논의 될 것이라는 전망이 계속 이어졌다. 이에 문 대통령은 지난 28일 미국으로 향하는 전용기 내에서 기자들과 만나 "참여정부에서 타결한 FTA와 그 이후에 재협상을 통해 양국간의 이익균형이 잘 맞춰져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실제로 한미 FTA가 양국교역에 서로 도움이 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FTA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여전히 한국에서 흑자를 많이 보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라며 "그러나 미국이 입는 적자는 미국이 중국이나 일본에서 보는 적자보다 많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달리 한미FTA가 한국에게만 유리 한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문 대통령은 특히 "우리가 상품교역에서는 흑자를 보고 있지만 반대로 서비스 분야에서는 거꾸로 적자를 보고 있기 때문에 종합하면 적자 폭은 많이 줄어든다"라며 "금년 들어서 적자폭이 더 많이 줄어들었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한미FTA가 더 호혜적으로 발전되고 개선될 필요가 있다면 함께 협의할 문제라고 생각한다"라며 재협상을 수용할 가능성도 열어 놓았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측은 "그(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것) 이상의 내용에 대해서는 말씀드릴 수 없고, 기자들이 예상하는 다양한 주제들이 논의됐다"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결과적으로 한미FTA 관련 논의가 있었다는 것을 부정하지 않으면서 30일에 예정된 정상회담에서 관련 의제가 다뤄질 가능성을 높였다.
#문재인 #트럼프 #한미FTA #백악관 #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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