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속에서 펼쳐진 '타이 페스티벌'

태국 문화 축제, 제 3회 타이 페스티벌에 다녀오다

등록 2017.07.04 11:18수정 2017.07.04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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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 타이 페스티벌에서 열린 무에타이 경기
2017 타이 페스티벌에서 열린 무에타이 경기이현파

지난 주말(7월 1일~2일), 청계 광장 앞이 모처럼 진한 향신료 냄새로 가득했다. 태국 문화 축제 '타이 페스티벌'이 개최되었기 때문이다. 서울특별시, 주한 태국 대사관과 서울특별시, 대한무에타이협회, 태국 관광청이 개최한 타이 페스티벌은 올해로 3회째를 맞는다. 2017 타이 페스티벌은 '서울에서 유니크한 태국을 경험하세요'라는 슬로건과 함께 진행되었다.

1958년 첫 수교 이후, 태국은 정치, 경제, 문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 대한민국과 교류해 온 우방국이다. 케이팝이 태국에서 엄청난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은 물론, 우리나라를 무대로 활동하는 태국인 가수들(2PM의 닉쿤, 블랙핑크의 리사 등)도 많다. 최근에는 2018 태국 입학능력시험의 제 2외국어에 한국어가 포함되기도 했다. 행사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문희상 의원 역시 '한국과 태국은 깊은 인연을 가지고 있다'며 우애를 강조했다.


무에타이부터 똠얌꿍까지

 제 3회 타이 페스티벌
제 3회 타이 페스티벌서울특별시, 태국관광청 등

대한무에타이협회가 이 행사 주최에 참여한만큼, 오전부터 광장 한 가운데에서 무에타이 경기가 벌어졌다. '무에타이 하는 건 처음 봐'라며 호기심을 드러내는 시민들이 많았는데, 이내 눈이 휘둥그레졌다. 무에타이는 무릎·팔꿈치 등을 이용한 공격까지 허용되는, 그야말로 전투적인 스포츠다. 어린 초.중등부 선수들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었다.

태국 축제에서 음식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다. 올해 타이 페스티벌에도 각기각색 태국 음식점들의 부스가 즐비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한 똠얌꿍을 비롯, 팟타이, 마싸만까이 등 발음하기도 어려운 이름들의 음식들이 가득했다. 진한 향신료 냄새에 당황해 혀를 내두르는 사람도 몇몇 있었지만, 이 음식들이 생각 이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맛에 잘 맞는 듯했다.

태국 하면 '태국 마사지'를 연상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한 명당 10분간 체험할 수 있었던 태국 마사지 부스는 행사가 끝날 때까지 인산인해를 이뤘다. 태국인들이 전통 음악을 연주하며 청계천을 한 바퀴 도는 퍼레이드도 축제의 분위기를 더욱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유니크한 태국'은 글쎄, 그러나 즐거운 축제


 청계천 광장을 한 바퀴 돌았던 퍼레이드
청계천 광장을 한 바퀴 돌았던 퍼레이드이현파

하지만 몇몇 프로그램들은 다소 허술하게 진행됐다고 느꼈다. 과연 슬로건처럼 '유니크한 태국'을 경험하기에 충분했는가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태국 모델들이 출연한 패션쇼가 이루어졌으나, 시민들은 좀처럼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이틀에 걸쳐 펼쳐진 태국 아마추어 밴드의 축하 공연 역시 아쉬움으로 남았다. 특히 둘째 날 출연한 밴드는 보컬과 밴드의 합이 영 좋지 않아서 듣기에 불편했다. 그래도 태연의 노래를 부르는 여성 보컬의 당찬 표정만큼은 인상적이었다. 의지와는 반대로, 아쉬운 라이브 때문에 무대 뒤에서 상심하는 모습도 기억난다.


이번 행사의 가장 큰 적은 궂은 날씨였다. 행사가 후반으로 갈수록 빗줄기가 거세졌다. 그 뿐 아니라 강풍 때문에 우산을 쓰고도 온몸이 젖을 지경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우산을 들고 끝까지 자리를 지키는 사람들이 눈에 보였다. 이런 저런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즐거운 행사라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내년을 기약한 타이 페스티벌이 기억해야 할 사람들은 바로 이들이다. 태국 상인들이 선물해 준 바나나 로띠가 생각나는 밤이다.
#타이페스티벌 #태국 #무에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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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 음악과 공연,영화, 책을 좋아하는 사람, 스물 아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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