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가 '154kV 의령 구룡~함안 가야 송전선로 공사'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경남 함안 군북면 일대에 '송전탑 공사 반대' 펼침막이 걸려 있다.
윤성효
한국전력공사가 경남 함안 방어산 자락을 지나가는 송전선로 공사를 추진하고 있어 반발이 거세다.
주민들이 '대책위'를 결성하고, 거리 곳곳에 펼침막을 내걸었다. '제2의 밀양 송전탑 사태'가 될 수도 있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전력 남부건설본부는 '154kV 구룡~가야 송전선로 건설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의령 구룡변전소에서 함안 가야변전소까지 송전탑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계획 단계다. 한국전력은 2021년 10월까지 이 사업을 완료할 계획이고, 지금은 여론 수렴 과정에 있다.
총사업비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한국전력은 300~400m마다 송전탑 1개씩 들어설 것으로 보고 있으며, km당 사업비는 10억원 안팎으로 보고 있다. 구룡~가야 구간은 직선 10km이나 전체 경유 거리는 20km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력은 지난 6월 29일 함안 군북면 하림리 낙동마을 회관에서 여론수렴을 위한 간담회를 열려고 했지만 주민들이 반발해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한국전력 남부건설본부 관계자는 "송전선로 사업은 상세한 계획이 나오지 않았고, 기본 설계 단계다"며 "주민 의견 수렴 차원에서 간담회를 열려고 했는데, 주민들이 법적 절차인 '주민설명회'로 받아들여 거부하면서 못했던 것"이라 말했다.
그는 "함안지역 전체에서 더 좋은 노선이 있으면 검토할 수 있지만, 방어산은 주거지와 떨어져 있어 송전선로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반발하고 있다. 마을 곳곳에 "방어산 주민 생존권 위협하는 송전철탑 절대 반대", "청정 방어산 보존이 살길이다. 송전탑 설치계획 철회하라"는 펼침막이 걸려 있다.
심한섭 수곡마을 이장은 "송전탑은 전자파 등 갖가지 피해가 우려된다. 그런 송전탑을 청정지역인 방어산을 지나가려고 하느냐"며 "우리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 어떤 일이 있어도 막아낼 것"이라 말했다.
황종열(군북지킴이)씨는 "한국전력은 주민들을 분열시키지 말아야 한다"며 "송전선로를 지하 매설하는 방법이 있는데, 송전탑을 지으려고 하느냐. 도로 옆 지하 3m에 관을 묻어 매설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에 대해 한국전력 남부건설본부 관계자는 "송전선로를 지중화하면 천문학적인 공사비가 들어간다. 전국에 송전선로 공사가 많은데 함안지역만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전력은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선로 공사'를 밀양 구간에서 벌이면서 주민들과 오랫동안 갈등을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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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 방어산 자락에 송전탑?... '제2 밀양사태'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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