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초부터 있던 동산이 아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강을 살린다며 강에서 파낸 모래로 쌓아올린 모래성이다. 2017년7월 현재 한강변에 쌓여 있는 모래성의 모습이다.
정성헌
산처럼 높은 4대강 모래성 곁에 살아가는 주민들은 심각한 고통을 겪고 있다. 겨울과 봄엔 모래 폭풍으로 창을 열 수도 없고, 여름에는 쓸려온 토사가 배수로를 막아 마을과 농경지에 피해를 입히고 있다. 그런데 여주시는 왜 4대강 사업에 찬성했을까?
여주시는 한강 모래를 2012∼2017년 6년 동안 매년 580만㎥를 판매하여 모두 1천899억 원의 순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여주시의 꿈은 망상에 불과했다. 준설토 판매량은 연간 겨우 평균 100㎥에 불과했다. 경기도 감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 쌓인 준설토를 다 처리하려면 앞으로도 16년이 지난 2031년이 되어야 한다.
문제는 돈이다. 강에서 퍼 올린 모래와 자갈을 쌓아놓은 곳은 농민들의 농경지였다. 모래를 쌓아두기 위해 농경지를 빌린 임차료와 영농 보상비로 지금까지 지급된 비용이 약 400억 원이 넘는다. 저 많은 모래를 다 팔아도 남는 이익이 없다.
한 가지 문제가 더 남아 있다. 준설토를 다 팔면 농지를 원상복구 해줘야 한다. 그런데 그 비용이 무려 150~200억 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만약 농지 주인이 농지 전용허가가 종료되는 2017년 후 모래를 이전해 달라 요구할 경우, 운반비로 1560억 원이 추가 필요하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여주시는 돈이 될 줄 알고 이명박 전 대통령의 4대강 사업에 찬성했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돈이 아니라 재앙이었다.
여주시는 준설토가 팔리지 않자, 모래를 이용하여 돈을 벌 수 있는 아이디어를 냈다. 세계 최초의 모래 썰매장이라는 관광 상품을 만든 것이다.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현실화하기 위해 추가 예산이 필요했다. '준설토 적치장을 이용한 관광자원 조성사업' 명목으로 2억5천만 원의 예산을 승인받았다. 길이 55m, 폭 15m의 모래 슬로프를 만들었다. 이동식 화장실과 몽골 텐트 등 부대시설을 설치했다. 모래 썰매장에 총 1억7천3백여만 원의 사업비가 투입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