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 등 지역 동물보호단체가 복날을 맞아 지역 최대 규모의 '개고기 시장'인 구포가축시장을 찾아 개 식용 반대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정민규
복날이면 반복되는 '개시장' 상인들과 동물보호단체와의 갈등은 올해라고 다르지 않았다. 개고기를 파는 것이 생계라는 상인과 잔인한 도살은 멈추어야 한다는 동물보호단체의 의견 줄다리기는 뜨거운 날씨만큼이나 팽팽했다.
폭염주의보가 내렸던 12일 낮 1시 부산에서 가장 큰 '개시장'인 구포가축시장 앞은 미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과 동물자유연대 부산지부, 동물을 사랑하는 비활동가모임 등 지역 내 동물보호단체는 초복을 맞아 이곳에서 개고기 반대 집회를 예고해놓았다.
경찰이 사방에 배치돼 혹시라도 발생할 수 있는 충돌에 대비했다. 시간이 가까워져 오자 30여 명의 동물보호단체 회원들이 피켓을 내걸었다. 목이 조인 채 죽어가는 개의 모습을 지나가는 시민이 안타깝게 바라보았다. "대한민국 개식용. 이제 사라져야 할 악습입니다"라고 쓴 플래카드를 펴고는 "구포 개시장을 폐쇄하라"는 구호를 반복해서 외쳤다.
동물보호단체는 이날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개식용 문화가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는 "개식용을 단지 식습관이라고 부르고 기호의 문제라고 취급하여 개식용을 정당화하는 것은 생명의 존엄성에 배치되는 것이므로 절대적으로 근절을 하여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들 단체는 "구포시장에서 잔인한 피의 도살이 넘쳐나고 피비린내가 진동하고 많은 소중한 생명이 죽어 나가고 있는 것은 우리 부산의 수치"라며 "지자체와 정부, 정치권은 전면에 나서서 개식용 금지, 반려동물 식용금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생계 대책 호소하는 상인들... 동물보호단체 "상생 방안 찾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