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샤오보 유해 바다에 뿌려... 중국 정부 압력 탓?

'민주화 성지' 될 것 우려했나... 홍콩서 대규모 추모 집회

등록 2017.07.16 10:33수정 2017.07.16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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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샤오보 유해를 바다에 뿌렸다는 중국 정부의 발표를 보도하는 AP 뉴스 갈무리.
류샤오보 유해를 바다에 뿌렸다는 중국 정부의 발표를 보도하는 AP 뉴스 갈무리.AP

중국의 인권운동가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劉曉波)의 유해가 바다에 뿌려졌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각) 중국 랴오닝성 선양시는 성명을 통해 유가족의 뜻과 지역 관습에 따라 류샤오보의 장례식을 마치고 유해를 화장해서 바다에 뿌렸다고 공식 발표했다.

류샤오보의 형 류샤오광은 중국 정부의 주선으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동생의 유해를 바다에 뿌렸다"라며 "장례식을 치러준 중국 공산당과 정부의 인도적 배려에 감사를 전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류샤오광은 류샤오보를 화장하고 유해를 바다에 뿌리라는 중국 정부의 압력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중국 정부는 이날 류샤오보의 부인 류샤가 유골 단지를 바다로 내리는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류샤오보의 지지자들과 서방 언론은 류샤오보의 시신을 매장할 경우 중국 민주화 운동의 성지가 될 것을 우려한 중국 정부가 유가족을 압박해 화장하고 유해를 바다에 뿌린 것이라며 비판했다.

류샤오보의 오랜 지인이자 중국 반체제 인사인 후지아는 "중국 정부는 류샤오보의 흔적을 모두 없앴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하지만 지구는 3분의 2가 바다로 덮여 있으며, 전 세계가 바다를 보며 그를 기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세계가 바다 보며 기억할 것"... 홍콩서 추모 집회


 홍콩에서 열린 류샤오보 추모 행진을 전하는 소셜미디어 갈무리.
홍콩에서 열린 류샤오보 추모 행진을 전하는 소셜미디어 갈무리.트위터

이날 홍콩에서는 수천 명의 시민이 도심에 모여 촛불을 들고 침묵 행진을 하며 류샤오보를 추모했다. 한 시민은 "모두의 자유를 위해 희생한 류샤오보의 삶에 경의를 표한다"라고 밝혔다.

문학 교수로 활동하다가 1989년 톈안먼 시위에 참여했던 류샤오보는 2008년 공산당의 일당 체제 종식과 정치 개혁을 요구하는 '08헌장' 서명을 주도하면서 국가전복 혐의로 징역 11년형을 선고받았다.


수감 상태로 2010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류샤오보는 최근 간암 말기 판정을 받고 가석방되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그는 해외에서 치료받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중국 정부로부터 거부당했고 결국 지난 13일 사망했다.

미국, 독일, 프랑스 정부를 비롯한 국제사회는 류샤오보가 수감된 후 그동안 가택연금 상태로 지낸 부인 류샤의 자유를 허용하라고 촉구했으나, 중국 정부는 류샤에 대한 외부의 접촉을 철저히 차단하고 있다.
#류샤오보 #류샤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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