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소 조리실은 55도 찜통, 폭염 속 살인적 노동행위"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 경남지부 "급식노동자 안전대책 등 촉구"

등록 2017.07.18 12:29수정 2017.07.18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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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경남지부는 18일 오전 경남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경남지부는 18일 오전 경남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윤성효

"55도 찜통조리실, 폭염 속 조리는 살인적 노동행위. 교육부는 안전보건관리대책 마련하라."

학교 급식소 종사자들이 외쳤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동조합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경남지부(지부장 김유미, 아래 노조)는 18일 오전 경남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급식노동자들에 대한 안전대책을 촉구했다.

급식노동자들의 노동환경은 매우 열악하다. 급식소 종사자 1인당 150여명의 학생이나 교직원을 담당하고 있다. 이에 노조는 "터무니없이 많은 식수 인원으로, 배치기준 개선이 시급하다"고 했다.

발생했다 하면 대형사고라는 것. 노조는 급식노동자 90% 이상이 근골격계 질환을 호소하고, 화상과 절단 등 베임 사고, 넘어지거나 추락 등의 사고도 빈번하게 발생한다고 했다.

그리고 급식소나 조리실에 에어컨 시설이 있지만, 음식을 조리할 때 쓰는 불로 인해 여름철에는 온도가 55도까지 오르기도 한다는 것. 노조는 "교육부와 교육청의 폭염예방대책에 급식소는 빠져 있다"고 비판했다.

김재명 민주노총 경남본부장은 "국민의당 이언주 국회의원이 급식소 종사자에 대해 '그냥 밥하는 아줌마'라 했는데, 당신 어머니한테도 그렇게 말하는지 묻고 싶다"면서 "급식소 종사자들은 엄마의 마음으로 정성을 쏟아 아이들 먹을거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본부장은 "쇠를 달구는 단조공장 노동자들은 갖가지 기준에 따라 안전조치를 한다. 급식소 조리실 온도는 그곳과 비슷할 것이다. 불을 다루고 음식을 조리하는 열기 때문이다"라며 "급식노동자들이 몸 상하지 않고 보람을 느끼며 일할 수 있도록 안전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했다.


노조는 회견문을 통해 "평소에도 온 몸이 땀에 젖을 정도로 가열기구에 의한 온도가 높은 조리실은 조리과정에서 발생되는 열기와 폭염의 온도가 더해져 55도까지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사기업 식당의 경우 50~60명당 1명이 배치되고 있는데 반해, 교육청의 배치기준을 보면 급식 노동자 1명이 150여명을 감당하도록 배치하고 있다"며 "이런 배치기준은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인원의 식사를 감당해야 하는 급식노동자에게는 살인적인 노동환경이다"라고 했다.


또 이들은 "살인적 노동환경인 조리실엔 냉방장비 에어컨조차 아예 없거나 있어도 달랑 한 대가 전부인 곳이 많다"며 "이러한 노동환경에서 어쩌면 죽지 않은 것이 신기한 상황일지도 모른다"고 했다.

급식소와 관련해, 노조는 "산업안전보건위원회를 개최 운영할 것", "폭염 대비 급식노동자 안전대책 매뉴얼 수립할 것", "급식실 배치기준은 급식노동자들의 안전과 직결된 문제로, 현재의 살인적 배치기준을 개선할 것" 등을 촉구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경남지부는 18일 오전 경남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경남지부는 18일 오전 경남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윤성효

#급식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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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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