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되니 담뱃값 내리자는 한국당 "거짓말 탄로"

민주당뿐 아니라 바른정당도 비판 가세... "거짓말 실토한 꼴"·"문재인 정부 흔들기용"

등록 2017.07.26 11:12수정 2017.07.26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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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이희훈

자유한국당의 '담뱃세 인하법안' 발의 소식에 "거짓말이 탄로났다", "코미디다"는 힐난이 터져나왔다. 박근혜 정부 당시 여당이었던 한국당이 "국민 건강 증진"을 명분 삼아 "서민 호주머니 터는 꼼수 증세"라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담뱃세 인상을 주도해놓고 불과 2년 만에 입장을 180도 바꾼 격이기 때문이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국당이 자신들이 올렸던 담뱃세를 이제 와서 내리자고 한다"라며 "그것은 자신들이 내세웠던 담뱃세 인상 명분이 모두 거짓말이었다는 것을 실토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세금 문제만큼은 국민 생활에 민감한 문제다. 그만큼 정치권은 진중하고 정직한 자세로 세금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한국당이 정부의 초대기업·초고소득자를 대상으로 한 증세 정책에 정략적으로 맞서기 위해 담뱃세 인하법안으로 '감세 프레임'을 들고 나섰다는 인식에서 나온 발언이었다.  

실제로 추 대표는 이날 "초대기업·초고소득자에 대한 '명예 과세'에 대해 국민의 85% 이상이 찬성하고 있다. 지난 참여정부 시절에도 종합부동산세 대상 주택이 불과 1.7%에 불과했음에도 제1야당(현 한국당)은 '세금 폭탄' 마타도어로 일관해 그 폐해가 '부동산 양극화'로 이어졌다"면서 "아무리 프레임 전쟁이라지만 한국 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정직하게 바라보고 함께 해결을 모색하는 것이 정치권의 당연한 도리"라고 강조했다.

한국당의 '담뱃세 인하법안'에 비판적인 인식을 드러낸 것은 민주당뿐만이 아니었다.

김세연 바른정당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의원·원외위원장 연석회의에서 "한국당이 담뱃세 인하법안을 검토 중인데 한 마디로 코미디다. 네티즌들은 '정치가 장난이냐'고 비아냥대는 중"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김 사무총장은 "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에서 국민 건강 증진을 이유로 담뱃세를 인상한 게 엊그제 같은데 다시 내린다는 건 자가당착"이라며 "지금은 국민 건강이 나빠져도 괜찮나. 문재인 정부 흔들기 수단으로 들고 나온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당이 (세수 감소가 예상되는 담뱃세 인하법안으로) 미래세대를 위해 재정건전성을 유지해야 할 보수정당의 정체성을 완전히 버렸다고 평가한다"라면서 "(한국당은) 사실 보수정당이라 주장하고 있지만 극우정당이 마땅하고, 여기에 더해서 포퓰리즘 정당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스스로 증명하게 됐다"고 꼬집었다.

또한 한국당 내부 구성원들을 향해서는 "이렇게 정체성 없이 포퓰리즘 정당으로 몰락한 한국당이라는 침몰하는 배에서 빨리 나와서 바른정당이라는 구축함으로 옮겨 타길 촉구한다"고 제안했다.


정우택 "대선공약이니 이행해야 하지만 큰 틀에 국민 생각 참고할 것"

한국당은 이러한 비판 여론에 '손익 계산'에 들어간 모양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관련 질문을 받고 "(담뱃세 인하는) 홍준표 대표가 대선 후보 시절에 강력히 주장했던 사안이고 우리 당 대선공약이기도 하다"라면서 "원내대표로서는 공약을 당연히 이행해 나가야 한다"고 답했다.

다만, 정 원내대표는 "그것(담뱃세 인하법안)이 정말 이행 단계에 들어갈 때는 다시 한번 검증을 하고 국민들에게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걸 당론으로 정한다면 여론조사를 통해서 정말로 담뱃세 인하를 국민이 원하는지 점검해야 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당론 추진 여부에는 여지를 남겼다.

그는 "담배 피시던 분들은 담뱃값 인하를 굉장히 원하는 걸로 알지만 담배를 피지 않는 분이라든지 (흡연에 따라) 사회적 비용이 들어가 국민 건강을 해치기 때문에 큰 틀에서 국민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참고할 것"이라며 "(그를 통해) 이것을 당론으로 정할지, 아니면 개별 의원의 법안 제안으로 할 지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현재 한국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25일 <노컷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담뱃세 인하법안이 곧 발의될 것"이라며 해당 법안을 당 정책위 차원에서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담뱃값 인하 #추미애 #김세연 #자유한국당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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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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