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위안부소녀상과 소녀상을 지키는 농성장
신상호
페이스북 통해 농성 지원자 관심 꾸준히 이어져
채은샘씨(25)는 "대학생들이기 때문에, 취업준비와 학업 등으로 꾸준히 상주하는 인원은 많지 않다"면서 "페이스북을 통해서 지원자를 받고 있는데, 취지에 공감하고, 동참하려는 의사를 보이는 사람들은 끊이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낮에는 무더위, 밤에는 쉴 새 없이 날아드는 모기와 매일 전쟁을 벌이고 있지만 시민들의 격려와 응원은 큰 힘이 된다. 요리 모임에서 농성자들의 식사를 지원해주기도 하고, 제주도 등 지방에서도 올라온 사람들이 음료를 건네기도 한다.
직접 기부금을 전달하려는 시민들도 있지만, 기부금을 받는 대신 농성장에 놓인 위안부 배지를 구입해 달라고 권한다는 설명이다.
채씨는 "시민들이 오가면서 '힘내라, 고맙다'는 말을 건내고, 함께 몇 시간을 이야기할 때도 있는데, 그럴 때마다 큰 힘을 받는다"라면서 "그런 응원을 들으면, 위안부 소녀상을 지키는 일은 전 국민이 하고 있는 것이고 위안부 문제의 목소리를 대신 전하는 일을 한다는 자부심이 든다"라고 말했다.
"시민들 응원에 큰 힘, 소녀상 지키는 일에 뿌듯"박상현씨(23)는 "오가는 시민들과 대화를 하면서, 이 장소는 단순히 지키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 있는 교육의 장으로 기능을 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박근혜 정권 때보다는 농성하는 환경이 많이 나아졌다고 한다. 박근혜 정부 때는 경찰들이 제약을 많이 걸었다. 농성장에서 자는 사람들의 사진을 찍기도 하고, 갑자기 경찰 인력을 증원해 농성장을 둘러싸는 등 위압감을 느끼게 하기도 했다. 여기저기 채증 카메라도 농성자들을 감시했다.
박근혜 정부 땐 언제 어떤 일이 생길지 몰라, 남학생들이 돌아가면서 불침번을 서기도 했다. 하지만 최순실 사태가 터지고 촛불 집회가 연일 이어지면서, 경찰들의 위압적인 행동은 사라졌다. 새 정부가 들어선 뒤에는 불침번을 서는 고역은 덜게 됐다. 정권이 바뀌기 전엔 파라솔 하나 설치하는 것도 힘들었지만, 올 여름에는 비교적 수월하게 파라솔을 하나 더 설치했다.
새 정부가 들어선 뒤에도 농성을 계속하는 것은 정부의 '행동'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정부의 행동을 통해, 일본 정부의 위안부 사과와 법적 배상을 받아내고, 소녀상이 철거 위험에서 완전히 벗어날 때까지 농성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