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소규모 농장. 어미돼지가 볏짚 위에서 출산하는 모습을 촬영하는 황윤 감독
시네마달
- <잡식가족의 딜레마>를 촬영하며 여러 농가를 다닌 걸로 알고 있다. 농가의 현실은 어떠한가.
"한 마디로 공장식 사육이다. 밀집사육이다. 암탉이 A4용지 크기의 2/3도 안 되는 곳에 날개조차 펴지 못하고 빽빽하게 들어가 있다. 이른바 배터리 케이지라고 부르는데, 이런 곳에 한 층마다 닭이 수 백 마리가 4~5층 이상으로 층을 이루고 있다. 분뇨가 관리되지 않은채 쌓이고 분진이 되어 날아다닌다.
AI는 2003년 처음 국내에서 발생했다. 이후 14년 간 평균 1~2년 주기로 나타나고 있다. 보통 겨울에 발생하던게 얼마 전부터는 여름에도 발생한다.
창문은 전혀 없다. 완벽하게 밀폐되어 바람도 안 통하고 환기도 안 된다. '이' 같은 작은 벌레는 햇볕을 쐬는 것만으로 살균 효과가 있다. 하지만 이 닭들은 햇볕을 평생 쐬지 못한다. 당연히 벌레가 생긴다. 닭을 케이지가 아니라 방사해서 키우면 모래로 날개를 손질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벌레가 떨어진다. 그런데 이 모든 것 없이 무조건 살충제만 사용하니 문제가 없는 게 더 이상한 것 아닌가."
- 공장식 축산 시스템이 원인이라는 말인가. "맞다. 하지만 이 시스템 역시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그래서 결과가 어떠한가? AI는 2003년 처음 국내에서 발생했다. 이후 14년 간 평균 1~2년 주기로 나타나고 있다. 보통 겨울에 발생하던게 얼마 전부터는 여름에도 발생한다. 6월에 제주에서 AI 발생하지 않았나. 어느새 연례행사처럼 AI를 겪고 있다."
- 그렇다면 해결 방법은 모든 공장식 축산 농가를 없애는 것인가."그렇다. 동물 복지 농장으로 바꿔야 한다." (현행 동물보호법은 '동물이 본래의 습성 등을 유지하면서 정상적으로 살 수 있도록 관리하는 축산농장'을 동물복지 축산농장으로 인증하고 있다. - 기자 말)
- 동물복지 농장으로 전환하려면 아무래도 돈이 많이 들 수밖에 없다."공장식 축산은 결코 싼 방식이 아니다. 사회적으로 큰 비용이 든다. 생각해봐라. 살충제 검출 달걀 파동이 일어나고 AI가 발생하면 전량 폐기하고 검수한다. 싼 약으로 쉽게 벌레를 죽이려 했다 결국 온 국민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닌가.
AI만 봐도 그렇다. 살처분에 들이는 국가세금도 수천억 원 이상이다. 또 원치 않는 살생에 동원된 공무원들 중 트라우마를 앓다가 자살하거나 정신적 문제를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 너무 과도한 살처분 업무를 하다 뇌출혈로 쓰러지기도 한다.
공장식 축산에 사용하는 GMO 사료만 해도 독성 물질을 품고 있다. 다 수입이다. 곡물을 키울 때 제초제 농약을 뿌리고 이를 동물이 먹고 다시 그걸 우리가 섭취한다. 공장식으로 무조건 많은 동물을 키워서 나오는 분뇨와 메탄가스 어떻게 해결하고 있나. 땅과 강이 오염되고 지구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다. 그 결과 우리는 해마다 심한 폭염과 홍수 등의 기후 변화를 겪고 있지 않나."
- 많은 동물을 사육하는 것도 문제가 되나?"우리는 이 작은 나라 안에서 오직 먹기 위해 너무 많은 동물을 가둬서 키우고 있다. 사육두수를 얘기하지 않고 해결책을 찾을 수 없다. 동물이 기계가 아닌 동물의 생태와 복지를 고려해야 한다. 동물에게 더 많은 면적을 제공하며 동물의 수를 줄이는 시스템을 고민해야 한다. 이렇게 키울 경우 당연히 고기가격은 올라갈 것이다. 그런데 소비자는 정말 싸고 안 좋은 고기를 많이 먹는 걸 원하는 건가?
동물복지 농장에서 인도적으로 키우고 국민이 더 나은 고기 먹는 게 더 좋은 방안 아닌가. 살사충체 뿌려지지 않은 동물, 동물답게 키워진 고기를 먹으면 인간도 더 낫지 않겠나. 약품으로 키워진 동물을 먹는 인간도 병들 수밖에 없다. 소비자 역시 진지한 성찰이 필요하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
공유하기
"동물복지 농장 없이는 살충제 달걀 파동 반복될 것"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