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라스 하우스 산 정상에서 바라본 특이하게 생긴 산봉우리
이강진
겨울의 찬바람을 피해 찾아온 누사 헤드(Noosa Heads)에서 따뜻한 날씨를 즐겼다. 오늘은 집으로 가는 날이다. 올 때는 고속도로를 타고 단숨에 달려왔으나, 갈 때는 관광지 글라스 하우스 산(Glass House Mountains)도 구경하며 천천히 가기로 했다.
항상 하듯이 아내는 지도를 펴들고 나는 운전대를 잡는다. 운전석에 앉았는데 아내가 들릴 곳이 있다고 한다. 관광지도에 생강 공장(The Ginger Factory)이라는 곳이 있다고 한다. 생강 공장? 어떤 곳일까. 궁금하다. 운전대를 생강 공장 쪽으로 돌린다.
너무 일찍 도착했다. 무척 넓은 주차장 구석에 서너 대의 자동차만 주차해 있을 뿐이다. 손님 맞을 준비하는 직원들의 자동차일 것이다. 문을 열려면 15분 정도 기다려야 한다. 넓은 주차장에 내리니 도로 건너편에 카페가 보인다. 시골의 한적한 도로를 건너 카페에 들어선다.
출입문을 열고 들어서니 진한 커피 향이 진동한다. 흔히 볼 수 있는 카페가 아니다. 커피를 가공하는 큼지막한 기계가 전시물처럼 있다. 직접 커피를 가공하여 팔기도 하는 커피 전문점이다. 수많은 종류의 커피가 진열대에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커피는 분위기를 타는 것일까, 창가에 앉아 마시는 커피 맛이 특별히 좋다.
생강 공장으로 발길을 옮긴다. 커다란 유리문을 열고 들어서니 생강 냄새가 물씬 풍긴다. 넓은 가게에는 생강을 원료로 만든 제품이 넘쳐난다. 호주 아이들이 좋아하는 생강으로 만든 과자와 빵은 물론 음료수, 사탕, 잼 등 생강을 원료로 만들 수 있는 모든 식품이 진열대에 놓여 있다.
가게를 지나 안으로 들어간다. 작은 공원이 나온다. 공원을 한 바퀴 도는 작은 기차도 다닌다. 건널목에는 기차를 조심하라는 팻말도 있다. 엄마와 함께 온 여자아이가 기차를 타고 흥미롭게 주위를 둘러본다.
천천히 공원 주위를 걷는다. 이름 모를 꽃이 만발하다. 호수의 분수에서 내뿜는 물줄기는 아침 햇빛을 받아 무지개를 만들어 내고 있다. 주위에는 오리 서너 마리가 한가히 놀고 있다. 잘 꾸민 아기자기한 공원이다. 가족이 함께 즐기기에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예정에 없던 생강 공장 구경을 끝내고 오늘의 목적지 글라스 하우스 산으로 향한다. 국립공원이 많아서일까, 도로 양쪽으로 숲이 우거져 있다. 호주의 전형적인 2차선 산길을 40여 분 달리니 관광 안내소가 보인다.
호주 시골 관광 안내원이 전해 주는 한국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