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서 현관 도착하는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가 22일 오후 양승태 대법원장을 만나기 위해 서울 서초동 대법원청사로 걸어오고 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춘천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출발, 지하철을 타고 대법원까지 왔다.
권우성
[기사수정 : 22일 오후 5시 50분]"쉬운 일이라고 생각했다면 출발하지도 않았을 겁니다."
'파격 인사'로 법조계 이목을 끈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는 민감한 현안에는 말을 아꼈지만 개혁 의지는 확고해보였다.
22일 오후 양승태 대법원장을 면담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대법원을 찾은 김명수 후보자는 밝은 얼굴이었다. 남색 재킷에 하늘색 넥타이를 멘 김 후보자는 오후 3시 20분께 대법원에 도착했다. 그리고는 정문 밖에서부터 2층 현관까지 50미터 남짓 거리의 오르막길을 걸어 올라왔다. 왼쪽 손엔 검은색 서류 가방을 들었다.
김 후보자는 이날 관용차를 타지 않고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춘천에서 시외버스를 이용해 동서울터미널에 도착했고, 지하철 2호선을 타고 서초역에 내린 뒤 걸어서 대법원에 나타났다.
'파격 동선'으로 등장... 취재진 잠시 혼란차를 타고 대법원 현관까지 올 것이라 생각했던 취재진은 그가 예상과 다른 동선으로 다가오자 당황했다. '파격 동선'을 보이며 취재진 앞에 선 김 후보자는 "저에 대한 분에 넘치는 기대와 상당한 우려가 동시에 있다는 걸 알고 있다"면서 "기대에는 더욱 부응하고 우려는 불식시킬 수 있도록 청문 준비를 철저하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법부 블랙리스트 추가 조사 등 민감한 현안에는 "나중에 청문회에서 일일이 할 이야기를 지금 모아서 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라며 말을 아꼈다. 다만 사법부 개혁 여론에 응답하겠다는 뜻은 밝혔다. 김 후보자는 "저도 두려운 마음이 있습니다마는 이게 쉬운 일이라고 생각했다면 출발 안 했을 것"이라며 "더욱 더 열심히 해서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는 멋진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예정된 면담은 비공개로 진행된다. 김 후보자는 "대법원장 임명이나 향후 청문회에 관한 대법원장님의 가르침을 받기 위한 자리"라고만 설명했다.
앞서 21일 청와대는 우리법연구회 회장을 맡는 등 진보 성향이 짙은 김 후보자를 대법원장 후보자로 임명했다. 양승태 현 대법원장과는 사법연수원 기수로 13기수 아래고, 대법관을 거치지 않아 '기수'와 '이력' 모두에서 파격 지명으로 평가받았다. 보수 진영에서는 후보자의 이력을 두고 '사법부가 정치화할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