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세종시 복지부 청사를 방문해 직원들을 만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은 복지정책관실로 입장해 직원들과 일일이 손잡고 악수를 나눴다. 특히 기초의료보장과에서 김 전 사무관이 앉아 일하던 자리라는 얘기를 듣고 침통하고 무거운 표정으로 한동안 물끄러미 바라봤다. 문 대통령은 김 전 사무관이 일한 책상 앞에 한동안 머물다가 돌아서면서 다시 뒤를 돌아보기도 했다. 이후 문 대통령은 박능후 복지부장관과 함께 직원들과 현장 간담회를 진행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오늘은 기획재정부와 공정거래위, 금융위 업무보고를 받는 날인데, 기재부와 공정위가 세종시 청사에 있어 업무보고를 받으러 내려오는 길에 김 사무관 자리를 들러보고 싶어 왔다"라며 "그 때 너무 마음이 아파서 추모하는 글도 남겼다. 아이도 셋이 있고, 육아하면서 토요일에도 근무하고 일요일에도 근무하다가 그런 변을 당한 게 아니냐"라고 말했다.
이어 "그걸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기본적으로 일하고 가정에서도 생활할 수 있어야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라며 "복지 공무원들이 일은 많은데 복지를 담당하는 공무원들의 복지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복지 공무원 수도 적다. 정권이 바뀌면서 새 정부가 복지 정책에 관심을 쏟고 변화하고 있어 더더욱 업무가 늘지 않았을까 걱정된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기초의료보장과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담당한다. 이는 새 정부에 초석을 까는 일이기도 하다"라며 "그런 일들이 여러분들에게 짐으로 남지 않을까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박 장관에게 "복지 공무원들의 복지를 책임지지 못하면 국민 복지를 어떻게 책임지겠느냐"라며 직원들의 휴일근무 금지와 연차휴가 소진 의무화를 주문해 직원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문 대통령은 인력부족 문제와 관련해 "아직도 많은 국민들은 공무원들이 철밥통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국민들이 보기에 여유가 있는 부서도 있어, 공무원 수를 늘리는 데 대한 거부감들이 있는 것"이라며 "직무평가 분석을 통해 충분히 재배치하고, 한편으로는 (불필요한) 인력은 줄여나가면서 필요한 부서에는 인력을 늘려나가는 게 필요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남성 육아휴직에 대해 "아빠들은 눈치를 많이 본다. 위에 상급자가 싫어하지 않더라도 내가 가면 다른 동료들이 그 일을 다 떠안아야 한다고 생각하면 가기가 쉽지 않다"라며 "등을 떠밀어서라도 육아휴직을 하게끔, 그게 너무나 당연한 문화로 만들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육아휴직을 다녀오면 승진을 시키자"라고 즉석 제안을 하기도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장 실장에게 "아이 3명부터는 출산부터 졸업까지 다 책임지겠다고 제가 공약한 것을 기억하셔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적당한 시기에 육아 휴직 사용률, 특히 아빠 육아휴직 사용률을 한번 부처별로 받아보자"라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