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자'들은 어떻게 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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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여자고등학교' 계정을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몰카 사건에 대한 기사가 몇 개 난다고 해서 문제의 교사와 교장이 제대로 처벌받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이 학교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인권침해가 개선되기도 어려울 거라 생각했다. 더 공론화를 시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를 통해 문제의 교사와 교장이 처벌받고, 학교의 불합리한 규정이 수정되길 바랐다."
- '혹시 (공론화를 진행하면) 학교에서 나를 잡아내 대학 진학에 지장이 갈까 갈등했다'고 밝혔다. 공론화를 처음에 망설였던 이유는 무엇인가?"처음에 기자에게서 연락이 왔을 때 많이 겁을 먹고 망설였다. 학교 징계 때문이었다. 혹시나 내 신상이 외부로 흘러나가 학교에서 나에게 중징계를 내리면 어떡하나 하는 그런 걱정 말이다. 운 좋으면 벌점 정도에서 끝날 것이고, 부모님 호출, 정학, 강제전학, 극단적으로 생각하면 퇴학까지. '생활기록부에 빨간 줄이 그어져 정말 아무것도 못 하게 되는 상태가 되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들이 들었다.
그리고 내가 징계를 받는다고 해서 끝나는 일이 아닐 것 같아서 더 두려웠다. 내 징계를 '본보기'로 학생들은 더욱 침묵하게 될 것이고, 이런 일상적인 인권침해에 대한 문제 제기는 더 이상 이어지기 힘들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망설였다."
- 계정에 고발 트윗을 올리고 공론화를 시도한 이후에 받은 위협이 있는가?"있었다. 현재는 현저히 줄어든 상태지만, 공론화를 시도한 초반에는 있었다. 나의 트윗에 대해 비판하는 글이 한 SNS에 올라왔고, 댓글의 반응도 글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계정 신고해서 폭파하겠다느니, 누군지 못 알아내냐느니 하는 등 이야기가 오가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실제로 내 신상을 묻는 디엠이 왔었다. 답변은 하지 않았다."
- 공론화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이 있었나. "남교사의 몰카 사건에 대해서는 고발자인 우리(*N여고 관련 고발 계정은 여러 개다)와 다른 학생들의 의견이 비슷한 것 같다. 그런데 학교 규정의 문제점(*'N여자고등학교' 계정주들은 여학생들의 스타킹색, 치마 길이, 티셔츠 색깔 등을 제한하는 학교 규정의 문제점도 지적했다)을 공론화하는 것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른 것 같다. '현재 초점을 맞춰야 하는 것은 교장과 남교사 몰카 사건인데, 뜬금없이 규정 이야기가 왜 나오느냐'는 의견이 있다. 실제로 그런 내용의 디엠과 멘션을 적지 않게 받았다.
하지만 학생들의 인권이 명백하게 침해당한 사건에 뒤이어 규정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논점을 벗어난 '물타기'가 아니다. 여성을 하나의 인격체가 아닌, 성적 대상으로 여기는 문제를 본질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선 학생을 인간으로 여기지 않는 학교의 문화와 규정에 저항할 수밖에 없다. 학교 규정 또한 여성에 대해서만 더 억압적인 경우가 많다.
교장의 성희롱 사건, 남교사 몰카 사건, 학교의 불합리한 규정은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다. 여성혐오와 청소년 혐오는 하나의 스펙트럼처럼 연결되어 있다. 별개의 문제라고 보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초점에서 벗어난 것도, 뜬금없는 발언도 아니다.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학교 상황 긍정적인 건 아니지만... 계속 목소리 낼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