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려온 국정원 심리단장, 검찰 '윗선' 수사 본격화

민병주,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 민간인 댓글부대 운영 방법 조사 예정

등록 2017.09.08 11:10수정 2017.09.08 11:10
2
원고료로 응원
a 검찰 소환되는 민병주 전 국정원 심리전단장 이명박 정권 당시 국가정보원(국정원) 민간인 사이버 외곽팀 운영을 총괄했던 민병주 전 국정원 심리전단장이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검찰 소환되는 민병주 전 국정원 심리전단장 이명박 정권 당시 국가정보원(국정원) 민간인 사이버 외곽팀 운영을 총괄했던 민병주 전 국정원 심리전단장이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 유성호


민병주 전 국정원 심리단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또 다시 검찰에 출석했다. 파기환송심 선고 불과 9일 만이다. 검찰은 민 전 단장 소환을 시작으로 최근 드러난 민간인 댓글부대 운영 관련 '윗선' 수사를 본격화할 전망이다.

민 전 단장은 8일 오전 9시 47분께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변호인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짙은 남색 정장 차림의 그는 다시 검찰 조사를 받는 심정 등을 묻는 기자들에게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만 답했다. 원세훈 전 원장 등 윗선의 지시가 있었는지, 배임·횡령 혐의를 인정하는지 물었지만 답변은 같았다. 다만 즉각 답변을 잇지 못하는 등 긴장한 기색이 엿보였다.

'윗선 지시 여부' 등 질문에 "성실히 조사받겠다" 반복

국정원으로부터 의뢰 받아 수사 중인 검찰은 당시 운영 책임자였던 민 전 단장에게 최근 새로 드러난 민간인 댓글부대(사이버외곽팀) 운영 방식 등을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검찰이 밝혀낸 바에 따르면 2012년 대선 당시 국정원은 자체 신원조회를 거친 팀장에게 활동 방향 및 논지를 전파하고, 실적을 점검해 활동비를 지급하는 등 체계적으로 사이버 여론 조작 활동을 벌였다. 또 국정원 직원은 팀장과만 대포폰으로 소통하는 등 점조직 형태로 운영하고, 수사 대처 요령을 정기적으로 교육하는 등 철저한 보안 조치를 취했다.

수사팀은 지금 국정원으로부터 넘겨받은 사이버외곽팀장 48명의 인적사항을 확인하고 그들이 온라인을 쓴 글을 찾아내 살펴보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해외에 체류 중인 팀장을 소환해 조사하기도 했다.

동시에 이들에게 현금으로 활동비를 주고 받아둔 영수증이 국정원에서 발견되면서 원세훈 원장 등에 대한 추가 기소 가능성도 높아졌다. 검찰은 만약 이들에게 지급된 돈이 국정원 예산으로 확인된다면 원 전 원장 등에게 국정원법·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외에 횡령·배임 혐의도 적용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물증'이 될 이 영수증은 아직 검찰로 넘어오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국정원으로부터 최대한 빨리 준비하겠다는 답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원 전 원장을 넘어서는 '윗선 수사'는 아직 이른 단계다. 이 관계자는 "현재까지 최종 책임자는 원세훈 전 원장"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울고등법원 형사7부(부장판사 김대웅) 지난달 30일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원세훈 전 원장에게 공직선거법·국정원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4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이종명 전 국정원 3차장과 민병주 전 심리전단장에게는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 자격정지 2년 6월이 선고됐다. 원 전 원장은 선고 직후 법정 구속됐다. 피고인과 검찰 모두 상고하면서 이 사건의 최종 판단은 대법원에게 맡겨졌다.  
#민병주 #원세훈 #국정원 #검찰 #사이버외곽팀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좋은 사람'이 '좋은 기자'가 된다고 믿습니다. 오마이뉴스 정치부에디터입니다.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하루가 지옥" 주차장에 갇힌 주택 2채, 아직도 '우째 이런일이' "하루가 지옥" 주차장에 갇힌 주택 2채, 아직도 '우째 이런일이'
  2. 2 체코 대통령, 윤 대통령 앞에서 "최종계약서 체결 전엔 확실한 게 없다" 체코 대통령, 윤 대통령 앞에서 "최종계약서 체결 전엔 확실한 게 없다"
  3. 3 알고도 대책 없는 윤 정부... 한국에 유례 없는 위기 온다 알고도 대책 없는 윤 정부... 한국에 유례 없는 위기 온다
  4. 4 억대 연봉이지만 번아웃 "죽을 것 같았다"... 그가 선택한 길 억대 연봉이지만 번아웃 "죽을 것 같았다"... 그가 선택한 길
  5. 5 "윤 정권 퇴진" 강우일 황석영 등 1500명 시국선언... 언론재단, 돌연 대관 취소 "윤 정권 퇴진" 강우일 황석영 등 1500명 시국선언... 언론재단, 돌연 대관 취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