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그림
푸른향기
"이탈리아에서 한복을 입으면 어떨까요?" "좋지! 우리 딸 한복 잘 어울리잖아." 어머니의 대답은 매우 경쾌했다. (30쪽)지난날에는 이 지구별에서 겨레마다 스스로 땅을 일구고 숲이나 들이나 바다에서 먹을거리를 몸소 얻으면서 집을 지으며 살림을 가꾸었어요. 지난날에는 지구별 모든 사람이 집이나 밥이나 옷을 언제나 손수 지었지요. 이런 살림살이에서는 어느 겨레나 저마다 짓는 옷이 다르기 마련입니다.
요즈음 이 지구별에서는 어느 나라 어느 겨레를 보아도 옷차림이 비슷합니다. 요즈음은 도시문명 사회가 되면서 집이나 옷을 손수 짓는 일이 아주 드뭅니다. 돈을 벌어서 가게에서 옷을 사다가 입는 흐름입니다. 이러면서 이제는 어느 나라 어느 겨레라 하더라도 갖춰서 입는 옷이라든지 일하며 입는 옷이 엇비슷해요.
'아무렇게나 입어도 괜찮은 면 한복과 맨발은 아주 잘 어울렸다. 무명저고리에 구김이 갔지만 하나도 신경 쓰이지 않았다. 갑자기 한복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86쪽)'한복여행을 하면서 가장 관심을 가졌던 것은 바로 그 나라의 전통옷이었다. 이상하게 전통옷을 보면 그 나라 사람들의 과거의 역사, 가치관을 들여다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166쪽)<한복, 여행하다>(푸른향기 펴냄) 쓴 권미루 님은 세계여행을 나서면서 일부러 한복을 챙겨 입었다고 합니다. 세계여행이 아닌 한국여행을 할 적에도, 또 골목마실을 할 적에도 부러 한복을 차려 입었다고 해요.
권미루 님은 어릴 적부터 한복을 즐겁게 입었대요. 이녁 어머니도 권미루 님한테 한복을 즐겁게 입히셨을 테고요. 늘 입는 옷이다 보니 여느 때에 번거롭다는 생각을 안 한다고 합니다. 곱게 갖추거나 차려서 입고 나들이를 가는 길이라면 으레 한복차림이 되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고운 빛깔로 지은 한복을 입고 골목이나 마을이나 여러 나라를 누비면서 '날개처럼 입은 옷'이 참으로 날개옷이 되는구나 하고 느낀다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