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차가 전주에게 길을 묻다작년 가을부터 ‘자전차 행동’은 위와 같은 구호를 걸고 기린대로 자전거 도로 개설을 촉구하는 행동에 나섰다.
김길중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전 세계 300여 개의 도시에서 이와 같은 일이 진행되고 있다. 보편적인 용어로 'Critcal mass'라는 명칭으로 사용하고 있다. '물리학적 변화를 일으키는 임계질량'을 뜻하는데, 사회학적 용어로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 '지구의 날', '환경의 날', '세계 차 없는 날'과 같은 날에 집중해서 수만(부다페스트의 경우 8만에 달함)의 자전거가 도시 곳곳을 누비기도 한다. 매월 정해진 날, 수백에서 수천이 모여 달리는 도시들도 있다.
우리나라 대다수 도시는 관 주도로 자전거 정책이 전개되어 왔다. 성공적인 사례가 드물다. 모델을 이식해 우리 것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 때문일 것이다.
전주에서는 최근 자전거 도시를 향한 의미 있는 변화가 진행 중이다. 열악한 자전거 길을 개선해달라고 오래전부터 촉구해온 자전거인들이 있었다. 이들의 요구에 단체장이 의지를 내고 화답하면서 막혔던 길이 열리고 있다.
20년의 과정을 극복하고 새롭게 나아가기 위한 파트너십이 만들어지고 있다. 전주의 자전거를 생각해온 사람들은 지금을 매우 좋은 기회라고 여기고 있다. 한편으론 이번 기회마저 잘 살려내지 못한다면 다시 전주에서 자전거를 논할 수 있을까 하는 염려도 있는 상황이다.
기회는 위기일 수 있다. 위기마저 기회로 만드는 경우에야 세상은 원하는 대로 열릴 것이다. 기왕에 진행되고 있는 자전거 대행진을 폭발적인 임계질량의 도달로 이끌기 위해 중지를 모으고 힘을 집중시켰으면 하는 생각이다.
'자전차 행동'을 비롯해 자전거 도시를 향해 가야 한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과 자전거 정책과 직원들과 함께 나서면 좋겠다. 주말마다 거리로 나서 '10월 21일 시청으로…', '자전거로 도시를 바꾸는 날'이라는 내용의 전단을 나눠주며 거리를 오가는 자전거인들에게 '혁명'이라는 불온한 소식을 나눠주면 어떨까 싶다.
오는 10월 21일 전주에선 '자전거 대행진'이 열린다. 이 혁명에는 총알도 돌멩이도 필요치 않다. 거리를 점령하고 불안한 기운을 광장에 일으킬 필요도 없다. 기린대로 가득 메운 자전거 대열을 보고 느끼고 확인하면 되는 축제로 만들어보자. 축제가 곧 혁명인 순간을 만들어보자.
자전거 길은 자전거인들 만이 열어 갈 수 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자전거 타는 한의사, 자전거 도시가 만들어지기를 꿈꾸는 중년 남성입니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