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호 국토교통부 주택토지실장은 "분양원가 공개는 어렵다"면서 재벌 건설사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재 국토교통부 주택토지실장으로 있는 박선호 실장도 이런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는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에 대해 강력 반대하는 인물 중 하나다.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는 아파트 건설에 필요한 각종 비용이 공개돼, 건설사나 시행사의 과도한 가격 부풀리기를 막는 견제 장치다.
대형 건설사들은 '영업비밀'이라며 분양원가 공개를 극도로 꺼리고 있다. 그런데 노무현 정부는 지난 2007년 설계비와 감리비 등 61개 항목의 분양원가 공개를 하도록 했다.
이에 대해 건설사들의 반발이 이어지면서 이명박 정부는 2012년 분양원가 공개 항목을 12개로 줄여줬다. 게다가 민간택지는 아예 공개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사실상 제도가 유명무실해진 상태다.
그러면서 서울 강남의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4000만 원대로 올라섰다. 낮은 분양가로 화제를 모았던 GS건설의 신반포센트럴자이도 3.3㎡당 4200만 원 수준이었다. 분양원가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으니, 재벌건설사들이 경쟁적으로 분양가를 높게 책정한 탓이다.
박 실장은 분양원가 공개를 꺼리는 재벌 건설사들의 입장을 충실히 대변하고 있다. 지난해 9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아파트 분양원가를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자 박 실장은 "지금 선분양제도하에서, 분양단계에서 미리 아파트의 건축원가를 공개한다는 것 자체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는 측면이 있다"라고 답했다.
박선호 실장은 새 정부가 들어선 뒤에도 주택토지실장을 계속 맡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역대 가장 강력하다고 하는 정부의 8.2 부동산 대책에도 '분양원가' 공개는 쏙 빠져있다. '다주택자 투기'는 견제했지만, '재벌 건설사' 돈 버는 건 견제하지 못했다.
보유세 인상 안한다는 김동연 부총리도 책임론 부각부동산보유세 도입에 소극적인 김동연 경제부총리에 대한 책임론도 거론된다. 김 부총리는 지난 12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정부 입장에서는 부동산 투기 억제 대책으로 보유세를 인상하는 방안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라고 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이 부동산보유세 인상을 언급한 뒤 나온 말이다. 보유세 인상은 시민단체는 물론 부동산업계에서도 인정하는 집값 잡기 비책이다. 그런데 이를 포기한다는 것은 정부 관료들이 집값 잡기 의지가 없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성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팀장은 "현재 국토부 등 요직에 근무하는 관료들을 보면, 박근혜 정부 틀 안에서 분양원가공개나 후분양제 반대를 일관되게 대변했던 사람들"이라면서 "그걸 뛰어넘는 사람으로 가지 않으면, 관료들의 속성상 새로운 개혁 정책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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