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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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그 훈련병은 종교행사에 갔습니다. 그렇게 해서 200명이 훨씬 넘는 훈련병은 모두 종교행사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저는 고심 끝에 천주교로 갔습니다.
천주교를 선택한 훈련병들은 신병교육대 내에 위치한 성당으로 갔습니다. 성당에는 신부가 1명 기다리고 있었죠. 검은색 사제복 차림의 신부는 참 근엄해 보였습니다. 미사가 시작됐습니다. 종교행사 특유의 음악과 신부의 말투는 졸음을 유발했죠. 가뜩이나 매일매일 훈련과 작업에 시달리는 훈련병들이기에 더욱 졸렸습니다. 중간중간 모두 일어나서 노래를 부르기는 했지만, 그래도 졸음은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몇몇 훈련병들은 병든 닭처럼 꾸벅꾸벅 졸았죠.
이때 신부는 굉장히 불쾌한 기색을 드러내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게는 두 가지 인간이 있다. 잘 듣는 분, 잠자는 놈! 이렇게 두 가지! 여러분은 놈이 아니라 분으로 호칭되기를 바란다."훈련병의 고단함을 이해해주지 못하는 신부의 태도에 놀랐습니다. 이후로도 신부는 조는 훈련병에게 날 선 '잔소리'를 이어갔습니다. 지친 영혼을 위로하는 성직자인데도 불구하고, 그 신부에게는 훈련병이 휴식을 취하는 것보다, 자신의 미사가 중요했나 봅니다. 그래서였을까요. 우리가 자대로 떠날 무렵이 되자, 성당에는 가장 적은 사람만이 갔습니다.
대신에 기독교(개신교) 참여 인원이 엄청나게 늘어났죠. 기독교는 예배 시간에 비교적 편하게 잠을 자도 됐으니까요. 잠이 부족한 훈련병들에게는 더할 나위가 없었죠. 기독교를 택한 다수는 예배시간에 잠을 자기 위해, 그리고 끝나고 주는 초코파이 2개를 위해 교회에 갔습니다.
왜 '종교를 믿지 않아도 되는' 자유는 없는가?어느 날, 중대장 '정신교육' 시간이 왔습니다. 중대장은 군대에도 인권이 있음을 교육했죠. 얼마 후에 교육이 끝났습니다. 중대장은 궁금한 점이 있으면 질문하라고 했습니다. 이때 어느 용감한 훈련병이 손을 번쩍 들었습니다. 그 훈련병은 이렇게 질문했습니다.
"중대장님. 중대장님께서 군대에 인권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왜 저희는 종교의 자유를 누리지 못하는 것입니까? 종교행사에 가고 싶지 않은 훈련병들도 억지로 가고 있습니다."다수가 내심 원하는 질문이었지만, 이렇게 당돌하게, 용감하게 말하는 훈련병은 처음이었습니다. 중대장은 대답했습니다.
"중대장은 너희들에게 종교행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보내고 있다."끝으로 중대장은, 훈련병들을 위한 것이니 종교행사에 꼭 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우리는 신병교육대를 벗어나기까지 '의무적으로' 종교행사에 가야만 했죠.
훈련병들이 가고 싶어서, 진정으로 종교행사를 위해서 가는 것이 아닌, 지휘관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니까 가야 한다는 생각. 아무리 군대라 해도 재고해볼 문제라고 봅니다.
교회, 법당, 성당 등은 훈련병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갖은 수단을 쓰는 듯했습니다. 초코파이, 피자, 햄버거 등의 각종 먹거리로 훈련병들을 유인했습니다.
대다수 훈련병은 신앙심 때문에 가지 않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그저 억지로 떠밀어서 '의무적'으로 보내기에 가는 것이나 다름없었죠. 그래서 결국 '조건'이 좋은 종교시설로 훈련병들이 가는 겁니다. 훈련병들을 신앙심과 별개로 억지로 종교행사에 보내면서 생기는 '웃픈' 장면입니다.
훈련병 교육기간이 8주인 줄 알았다는 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