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계천변의 코스모스
이홍로
잠자리는 앉아 자는 곳이 집인가 봅니다안개 자욱한 코스모스길, 이 아름다운 길을 혼자 걸어 갑니다. 카메라 셧터를 누르며 천천히 걸어갑니다. 사진을 찍다보니 코스모스 줄기에 잠자리가 앉아 있습니다. 이 녀석 아름다운 꽃밭에서 잠을 자고 있는 것입니다. 날개에는 하얀 이슬을 달고 있습니다.
새벽 산책을 하면서 잠자리들을 자주 만났습니다. 잠자리들은 이 가을 파란 하늘을 마음껏 날아다니며 짝짓기도 하고, 밤이 되면 초가지붕, 작은 나무가지, 코스모스 줄기 등 앉는 곳이 잠자리(집)인가 봅니다.
날이 밝아 오니 동네 어르신들이 산책을 나왔습니다. 서로 지나치면서 반갑게 인사를 합니다. "안녕하세요. 이 아름다운 길을 매일 산책하시나요?"라고 인사를 하니 "예~"라고 하며 걸어 갑니다. 잠시 뒤에는 자전거를 타고 가시는 남성을 만났습니다. 그 분은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자전거를 세워놓고 스마트폰으로 셀카를 찍고 있습니다.
이슬을 머금은 코스모스를 찍으며 즐겁게 산책을 합니다. 한 남성이 빠른 걸음으로 지나 갑니다. "안녕하세요. 이 좋은 길을 매일 걸으시나요?" "예, 야근을 하지 않는 날은 매일 걷습니다." "참 행복하시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