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국정원 '언론인 블랙리스트' 피해자 조사 받는 MBC 한학수 PD공영방송 장악을 위한 이명박 정부 국정원 ‘언론인 블랙리스트’ 관련 피해자인 MBC 한학수 PD가 29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도착하고 있다.
권우성
황우석 논문 조작 사건을 특종 보도하며 PD 저널리즘을 이끈 그는 MBC의 대표적 시사교양피디였다. 하지만 2010년 MBC 파업 이후 제작 일선에서 배제됐다. 이후 경인지사에서 '왕갈비 축제'를 기획하는 등 이른바 '유배지'를 7년 동안 떠돌았다.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가 최근 조사·발표한 바에 따르면 이 배경에는 국가 권력의 치밀한 퇴출 계획이 존재했다.
조사에 앞서 약 6분간 취재진과 만난 한 피디는 "이런 부당노동행위들은 단지 몇몇 경영진의 결정이 아닌 국가 권력이 기획한 거대한 플랜에 따른 일이었다"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검찰에서 엄정하게 수사해달라"고 강조했다. 전현직 MBC 사장들에게는 "반드시 이 포토라인에 서서 검찰 조사를 받고 죄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그가 밝힌 심경 전문.
"저는 <피디수첩>에서 황우석 사태를 보도했고 <MBC스페셜>에서 아프리카의 눈물을 제작한 한학수 피디입니다. 이명박 정부 시절에 김재철 당시 사장이 저를 제작 일선에서 배제시켰습니다. 경인지사로 보내서 저를 지역 축제인 '왕갈비 축제'를 기획하게 했고, 신천교육대로 보내서 브런치를 만드는 일(파업 징계자를 대상으로 송파구 신천동에 위치한 'MBC 아카데미'에서 굴욕적 교육을 받게 했던 일을 뜻함– 기자 말)을 시켰습니다. 이것은 피디의 인격을 말살하고 피디를 제작에서 배제시키기 위해 벌인 잔인한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박근혜 정부 시절에 안광한 사장은 저를 스케이트장 관리가 주 업무인 신사업개발부로 보냈습니다. 그리고 송출이 주 업무인 주조정실로 저를 보냈습니다. 그 이후에 김장겸 사장은 올해 초에 구로에 있는 디지털미디어포멧개발센터라는 곳으로 저를 유배 보냈습니다. 이런 부당 노동행위들은 언론사에서 다시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행위로 인해 고용노동부에서 조사한 내용에 따라 안광한, 김재철, 김장겸 사장 등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되었습니다. 이런 내용은 앞으로 서울서부지검에서 더욱 엄정하게 수사되리라 믿습니다.
이런 부당노동행위들은 단지 몇몇 경영진의 행위일 뿐만 아니라 그 이면에 2010년 국정원에서 발표한 MBC 대응 및 정상화 전략 등 거대한 플랜에 따라 움직였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오늘 서울중앙지검에서 제가 몇 년간 겪은 일들이 국정원의 언론장악과 어떻게 연관되었는지, 청와대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확인하고자 합니다. 저 또한 국정원에서 어떤 일을 했는지 궁금합니다. 확인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저는 국정원에 요청합니다. 당시 2010년에 만들었던 'MBC 정상화 전략' 외에 이를 실제 집행하고 중간점검한 모든 자료를 국민 앞에 낱낱이 공개해야 합니다. 이건 단지 몇몇 진행자를 블랙리스트로 낙인찍어 제거하는 걸 넘어 공영방송을 국가권력이 통째로 장악하려한 엄청난 사건입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검찰에서 엄정하게 수사해주시리라 믿습니다. 오늘 저는 검찰 수사에 충실히 임하겠습니다. 제가 겪었던 모든 사실을 진술하겠습니다. 김재철, 안광한, 김장겸 사장이 저지른 행위는 전체주의 사회에서나 있을 수 있는 잔인한 행동입니다. 어떻게 기자와 피디, 아나운서 200명을 자리에서 쫓아내고 400명을 징계할 수 있습니까. 이분들이 책임이 없다고 하는 말에 정말 실소를 금할 수 없습니다. 반드시 이 포토라인에 서서 검찰 조사를 받고 죄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3
'좋은 사람'이 '좋은 기자'가 된다고 믿습니다. 오마이뉴스 정치부에디터입니다.
공유하기
한학수 PD "지역에서 왕갈비 축제 기획, 인격 말살이었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