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고향을 찾은 서울 평화의 소녀상이 대구 평화의 소녀상 옆에 앉아 외롭지 않은 명절을 보내게 됐다.
조정훈
서울에서 151번 버스를 타고 달리며 시민들을 만났던 '평화의 소녀상'이 추석을 앞두고 고향을 찾아 대구의 소녀상과 함께 외롭지 않은 명절을 보내게 됐다.
2일 오전 11시 서울 일본대사관에서 출발한 평화의 소녀상은 7시간여만인 오후 6시20분께 대구시 중구 국채보상로 2.28기념공원 앞에 세워진 '대구 소녀의 상' 앞에 도착해 시민들의 박수를 받았다.
시민들은 '이제는 우리가 지켜야 합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기억되지 않은 역사는 되풀이 된다'라고 쓴 손피켓을 들고 소녀상을 맞은 시민들은 서울에서 대구까지 태우고 온 시민에게 감사의 꽃다발을 건넸다.
가족과 함께 명절을 보내기위해 소녀상을 태우고 왔다는 여원동(39)씨는 "긴 추석연휴에 함께 고향에 갈 수 있으면 뜻깊겠다고 생각했다"면서 "빨리 모시기 위해 휴게소를 한 번도 쉬지 않고 달려왔다"고 말했다.
여씨는 "함께 차를 타고 오면서 일제가 저질렀던 일들과 어린 소녀들을 끌고 가 몹쓸 짓을 하고 사과와 반성도 하지 않아 아직도 고통을 받고 있는 할머니들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며 "가족 모두가 안타까워하고 다시 한 번 과거사라든지 한일문제 등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고 덧붙였다.
여씨의 딸 윤아 어린이는 "소녀상과 함께 아버지의 고향을 찾게 돼 행복했다"면서 "아직 어려 잘 모르지만 잘못된 역사와 할머니들에 행했던 범죄에 대해 일본이 제대로 사과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시민들이 대구의 소녀상 옆에 평화의 소녀상을 앉히자 여윤아 어린이는 헤어지기가 아쉬운 듯 소녀상을 안고 어루만지며 얼굴에 뽀뽀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