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iennale. 전시를 위해서 쓰였던 패널, 목재 등 수많은 재료들이 허물어져 가는 빈집의 새로운 벽이 되고, 창문이 되고, 새로운 작업 공간으로 태어나고 있었다.
신주희
리 비엔날레 기획자 피에르는 수리 중인 집에 들어가 빈집을 단지 점거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이 보수하고 고쳐서 아름답게 관리해 가고 있는 현장을 보여줬다.
"이 벽에 사용된 재료는 이번 비엔날레를 하고 남은 엄청난 전시 폐기물들이에요. 2년 전부터 비엔날레 주 전시관과 협의해 비엔날레가 끝나고 나면 쏟아져 나오는 건축 재료들을 가져와 지역 활동가들과 함께 주민들을 위한 빈집 수리에 나서고 있습니다."
전시를 위해서 쓰였던 패널, 목재 등 수많은 재료가 허물어져 가는 빈집의 새로운 벽이 되고, 창문이 되고, 마당 한쪽에서 새로운 작업 공간으로 태어나고 있었다. 베네치아 주거권 연합과 리 비엔날레 팀은 국제법정 참가팀을 위해 무너져 가는 빈집들을 주민들이 어떻게 수리하고 고쳐서 살아가고 있는지 볼 수 있도록 이전과 이후가 선명한 사진들을 현수막으로 전시해 주기도 했다.
노그랜드나비, 리 비엔날레, 베네치아 주거권 연합 등 베네치아의 모든 주민조직이 함께 힘을 합쳐 만들어 가는 베네치아 국제 법정은 베네치아 주민들의 삶과 투쟁에 귀 기울이는 것을 시작으로 세계 곳곳에서 펼쳐지는 거대한 관광개발에 의해 삶의 터전을 잃고, 마을을 통째로 빼앗기고, 동물보호구역과 사파리를 위해 50여 명이 살해당하고 있는 잔혹한 관광의 이면을 마주하고 연대하기 위해 깊은 귀 기울임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