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현장 방문하고 오는 박근혜 대통령'세월호 침몰사건' 이틀째인 2014년 4월 17일 오후 전남 진도군 서망항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침몰 사고 현장을 방문한 뒤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유성호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대응은 더욱 부실하고 참담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박 전 대통령은 2014년 4월 16일 오전 9시 30분 세월호가 침몰하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 보고 받은 뒤 10시 15분까지 45분 동안 어떠한 반응도 지시도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금까지 오전 10시 첫 보고를 받고 15분 만에 지시를 내렸다는 박 전 대통령의 주장은 전 국민과 헌법재판소를 속인 거짓말이었다.
마지막 생존자의 세월호 탈출 시각이 오전 10시 19분인 것을 감안하면, 당시는 1분 1초가 아까운 골든타임이었다. 박 전 대통령이 생명권 보호 의무를 위반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는 헌법재판소 결정문 내용을 두고, 진실을 담진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진실을 담지 못한 헌재 결정문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이어진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 박 전 대통령의 부실한 세월호 참사 대응이 가장 큰 쟁점이었다. 국회 쪽은 박 전 대통령이 생명권 보호 의무와 성실한 직책수행 의무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 쪽은 최초 보고를 받은 뒤 15분 만에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 국회 쪽은 박 전 대통령의 주장을 믿지 않았다. 대통령 탄핵 심판 최종 변론 당시 국회 쪽 대리인 이용구 변호사는 "세월호 승객들을 구조할 골든타임이 명백히 있었고, 그 시간에 피청구인이 아무 것도 하지 않은 것도 명백하다"라고 주장했다.
"피청구인의 잘못은 죽어가는 국민을 구하지 못한 잘못이 아니라 구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은 잘못, 아예 구할 생각을 하지 않은 잘못, 대통령이 위기에 빠진 국민을 구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않은 잘못이고, 명백한 자신의 책임을 하위직 공무원들에게 돌리는 잘못이다." 국회 쪽의 노력에도 헌재는 박 전 대통령 손을 들어줬다. 헌재는 3월 10일 박 전 대통령 파면을 결정하면서도, 세월호 참사 부실 대응은 파면 사유에 포함하지 않았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세월호 참사로 많은 국민이 사망하였고 그에 대한 피청구인(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대응 조치에 미흡하고 부적절한 면이 있었다고 하여 곧바로 피청구인이 생명권 보호 의무를 위반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라고 밝혔다. 또한 "그 밖의 세월호 참사와 관련하여 피청구인이 생명권 보호의무를 위반하였다고 인정할 수 있는 자료가 없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