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랏차차! 우리마을 숨은 일꾼은?충남 홍성 은하면 대천마을의 '은하봉 들돌축제'에서 한 참가자가 들돌을 번쩍 들어올리고 있다.
이은주
'들돌'은 조선시대 양반네들이 농사일을 해주고 받는 머슴들의 품삯을 정하기 위한 수단으로 20키로 돌덩이를 동아줄에 묶어 몇 발을 앞으로 나가느냐에 따라 결정지어졌다고 한다. 현재의 연봉협상 단계로 볼 수도 있다. 들돌의 크기는 마을의 경제력과 반비례하여 부촌은 가볍고, 가난한 마을은 무거웠다고 한다. 이후 '들돌'은 정월 대보름·추석 등의 명절 때 마을의 힘센 장사를 가리기 위해 민속놀이로 전해내려 오고 있다.
지난 주말, 마을 주민들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여 흥겹고 활기찬 하루를 보낸 "제3회 은하봉 들돌축제"가 개최됐다.
마을주민이 화합하고 즐길 수 있는 주민주도의 마을 공동체 축제인 '은하봉 들돌축제'에서는 공동체 놀이(2인3각), 부부 싸움하는 날, 귀농인과의 화합경기, 고무신 멀리 벗어던지기, 들돌들기, 제가차기, 동전치기 등 전통 민속놀이 프로그램과 문화공연 및 노래자랑 등 다양한 볼거리로 모처럼 주민 모두가 흥겨운 시간을 함께 하는 자리가 되었다.
2014년 살기좋은 희망마을로 선정된 은하면 대천마을 주민들은 점점 침체되고 있는 마을의 활력을 불어넣고자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성금을 모아 주민주도의 첫 축제를 개최하게 됐다. 이후 객지에 있는 자식들도 부모님과 함께 성금을 내고 적극 동참해 2016년 두 번째 축제에는 마을주민들과 출향인들이 함께 하는 축제로 발전했다. 마을 주민 중 기초생활수급자인 3명의 주민을 제외한 마을 주민 모두가 자발적으로 참여한 전형적인 주민주도축제라 할 수 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전국적인 관심을 받게 된 대천마을의 '은하봉 들돌축제'는 농촌축제 지원사업에 선정되는 등 회를 거듭할 수록 발전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문화복지사업에 선정돼 5억원의 지원으로 자립역량강화, 경관개선, 공동체 활성화 및 마을공동사업 기반 조성 등을 지원받게 됐다.
마을 화합을 위해 시골마을의 주민들이 주도해 시작된 작은 축제가 결국 마을발전을 이끄는 매개체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대천마을 김지세 이장은 "지난해에 이어 세 번째로 개최하는 은하봉 들돌축제가 주민 스스로 계획하고 준비하는 과정 속에서 주민 갈등을 해소하고 화합을 이루며 회를 거듭할수록 발전하고 있다"며 "앞으로 더욱 성숙하고 주민자체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축제로 자리매김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 해 평균 60~70여명의 주민들이 사망하고 6~7명의 아이들이 태어나는 농촌마을의 인구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주민 스스로 마을 특색을 살려 침체된 마을을 되살리고 주민들에게 삶의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대천마을의 생동감 넘치는 활기가 전국의 농촌마을로 번져나가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