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일반노조 고령군축산물가공지회 노조원들은 17일 오전 농협 경북지역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임금인상과 직접고용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갔다.
조정훈
"매월 월급 총액은 비슷한데 기본급과 각종 수당은 달마다 다르게 찍혀 나와요. 기본급이 들쭉날쭉한 것은 우리에게 줄 임금을 회사가 착복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우리는 정당한 임금을 받기를 원할 뿐입니다."경북 고령군 한 도축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40여 명이 회사의 상시적인 임금착복 중단과 농협중앙회의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17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이들은 A회사가 매년 수억 원의 임금을 떼먹고 있다고 주장하며 급여명세서 및 농협과 회사와의 도급계약서를 공개했다.
이들이 공개한 자료에 의하면 김아무개씨의 급여명세서에 2017년 1월 기본급은 104만9230원이었지만 2월에는 93만7770원으로 약 10만 원가량 줄었다. 그러다가 3월에는 113만9670원으로 늘었고 4월에는 133만9670원으로 3월에 비해 20만 원이 늘었다. 하지만 급여 총액은 세금을 포함해 190여만 원으로 큰 변동이 없었다.
또 다른 노동자 조아무개씨의 급여도 기본급이 들쭉날쭉 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조씨의 기본급은 1월에 112만5780원이었으나 2월에는 93만7770원으로 줄었고 3월에는 113만8720원, 4월에는 133만9670원이었다,
노해철 대구일반노조 고령축산물가공지회 지회장은 "회사가 원청이 농협중앙회와 계약한 원본 도급계약서를 보여주지 않고 거짓 계약서를 제시하며 임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다"면서 "농협에서 우리를 직접 고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 지회장은 "계약서에는 좋은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3년 이상의 숙련노동자를 60% 이상 고용하고 임금도 충분히 주도록 되어 있다"면서 "하지만 회사 측은 계약서 일부를 지우고 수기로 쓴 내용을 공개했다"고 분노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사람도 아니냐. 정상적인 노동의 대가를 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노조원은 "우리는 매일 700두 이상의 돼지를 가공하고 있다"면서 "한 달에 2만 두 이상 가공하는 열악한 환경에서 일을 하고 있지만 급여는 매월 세금을 떼고 200만 원도 되지 않는다. 회사가 이익만 챙기고 있기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A업체 노동자들은 지난 6월 노조에 가입하고 회사와 단체교섭을 진행했지만 회사 측이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며 그동안 착복한 임금을 지급할 것과 임금인상에 합의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객관적이고 공정한 기준도 없이 관리자들 입맛대로 월급을 결정해 직원들을 차별했다"며 "사정이 이러하니 월급명세서에 기본급과 각종 수당이 매월 다르게 찍혀 나온다"고 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