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고용직 노동3권 보장 관련 보도에서 정작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배제한 MBC(10/18)
민주언론시민연합
반면 이 10초와 기본적인 상황 설명을 제외한 대부분의 구절은 이번 결정에 대한 '우려'를 담고 있었습니다. 기자의 "특수고용직의 노동3권이 보장되면 노조 설립은 물론 파업 같은 집단행동이 가능해지고, 회사는 4대 보험을 지원해야 합니다"라는 멘트 자체가 기본적으로 노동3권에 대한 부정적 뉘앙스를 주고 있고요. "특수고용직 종사자들 가운데서도 세금 증가 등을 우려해 반발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라며 모든 특수고용직 종사자들이 반기지는 않을 것이라는 정보를 제공했습니다. 또한 "업계는 인건비 증가와 단체행동에 대응해야 한다는 부담 등으로 비상이 걸렸습니다. 오히려 일자리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는 사측 입장을 기자의 목소리로 소개했습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노동3권이 적용되는 특수고용직 종사자의 범위를 어떻게 잡을지, 독립사업자 성격이 강한 종사자들에게 통일적인 근로조건이 적용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많은 의문이 제기됩니다"라는 발언은 "충분한 준비 없이 시행될 경우 노동시장의 혼란이 커질 것"이라는 지적과 함께 소개되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제대로 준비해야 한다'는 조언으로 들리기보다는 '시기상조인 결정에 대한 불만'을 표하는 것으로 느껴집니다.
이 보도는 "그동안 노조 설립을 수차례 시도해온 화물연대가 합법노조로 인정받을 경우 물류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거란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라는 기자 멘트로 마무리되는데요. 직접적으로 화물연대를 '비난'하는 내용은 아니지만, 결국 화물노동자들의 처우가 아닌 '물류산업 전반에 끼칠 영향'을 신경 쓰고 있다는 측면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사업자 측 입장'에 치우쳤다는 인상을 줍니다.
즉 MBC의 보도는 특수고용직에 노동3권을 보장할 경우 이들이 얻게 될 '긍정적 효과'나 그간 종사자들이 겪어온 고충을 언급하는 대신, '변화' '혼란' 혹은 '업계의 부담'이라는 '부정적 효과'를 유독 강조하고 있는 것입니다. 특수고용직 관련 이슈에서 사안의 주체인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을 사실상 '왕따'시키고 있는 셈이지요.
JTBC는 특수고용직 종사자 고충에 방점반면 JTBC <특수고용직 '노조 설립' 파란불>(10/17 https://goo.gl/s1rJHz)은 특수고용직이 겪고 있는 현재의 부당한 상황을 특수고용직 노동자의 목소리로 전달하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실제 보도는 총 1분57초인데요. 택배기사의 근무 현장을 보여주고 그의 고충을 직접 전달하는 데만 1분여가량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내용상으로도 기자가 "점심시간이 한참 지난 오후 3시. 택배기사 남희정 씨가 편의점에서 산 빵과 쥬스로 점심을 때웁니다. 남 씨가 하루 평균 배송하는 물건은 250개에 달합니다. 몸이 아파도 쉬지 못하고 휴식시간도 보장받지 못 한 채 대리점에서 내려온 할당된 물량을 채워야 합니다. 남 씨는 법적으로 노동자가 아니라 개인사업자로 분류되는 특수고용직이기 때문입니다"라고 설명하는 사이 JTBC는 자료화면으로 이 택배기사가 실제 근무하는 모습을 계속 보여주고 있습니다.
보도에 포함된 인터뷰 발언도 모두 특수고용직 종사자들의 것이었습니다. 먼저 택배기사의 "부당한 처사를 받아도 얘기를 못해요 계약관계기 때문에. 물건이 분실돼도 파손돼도 우리 책임이에요. 서비스 지표 개선해라 이런 건 회사가 요구하는 대로 다 해야…"라는 발언을 소개하고, 노동부의 결정을 언급한 뒤 다시 김주환 대리운전노조 정책실장의 "당장 할 수 있는 것들 우선 시행하고 현장에서 힘들어하는 특수고용 노동자들 감안해서 빠른 조치들이 이뤄지길 바라고 있죠"라는 입장을 전하고 있거든요. 즉 JTBC는 어디까지나 '현장에서 힘들어하는 특수고용 노동자들의 입장'에 맞춰 이 사안을 해석하고 소개한 셈입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7년 10월 17~18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종합뉴스7>․<종합뉴스9>, 채널A <뉴스A>, MBN <뉴스8>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민주사회의 주권자인 시민들이 언론의 진정한 주인이라는 인식 아래 회원상호 간의 단결 및 상호협력을 통해 언론민주화와 민족의 공동체적 삶의 가치구현에 앞장서 사회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단체입니다.
공유하기
특수고용직 노동권 보장, MBC와 JTBC 보도는 어떻게 달랐나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