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판삼 조각가의 못난이 작품 '마릴린 먼놈'. 김 작가는 가장 한국적인 강인한 어머니의 모습을 해학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돈삼
미술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예술이다. 대학 입시도 개성보다는 아름다움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 못난이는 '아름답지 않은 작품은 미술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 비롯됐다. 모든 것이 아름답고 완벽하다면 미(美)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에서다.
못난이에 대한 관람객들의 반응이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뜨겁다. 관람객들은 못난이가 서로 자기를 닮았다며 웃는다. 작품마다 붙은 이름표도 재미를 더한다. 입을 쭈-욱 내밀며 서로 손가락질을 하고 있는 '누구냐 넌', 두 손을 맞잡고 입을 내밀지만 불룩한 배가 맞닿아 있는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 펄럭이는 치맛자락을 부여잡고 있는 '마릴린 먼놈' 등등. '곧 미남'이란 이름표를 단 못난이도 있다.
한 번 더 생각하면 못난이들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보인다. 어쩌면 못난이들은 이 시대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들의 꿈과 미래를 품고 있다. 못난이들이 내가 되어 현실의 벽에 멈춰선 나의 꿈을 위해 비상할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