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오덕 님 손글씨가 깃든 묵은 책
최종규
<글쓰기, 이 좋은 공부>(이오덕, 지식산업사, 1990)이오덕 님 책은 모두 읽었습니다. 게다가 어느 책이든 스무 번이나 서른 번은 거뜬히 읽었습니다. 그래도 헌책방에서 예전 책이 눈에 뜨이면 걸음을 멈춥니다. 다 읽은 책이라 하더라도, 더욱이 숱하게 읽은 책이라 하더라도 '어느 분이 예전에 이 책을 손에 쥐고 읽었으려나' 하고 생각해 봅니다.
오늘 <삼성서림>에서 문득 마주한 <글쓰기, 이 좋은 공부>는 이오덕 님이 어느 분한테 선물한 자국이 있습니다. 어쩌면 어느 분이 이오덕 님한테 손글씨를 받으려고 손수 찾아갔을 수 있어요.
이 책은 어떻게 헌책방에 나왔을까요? 여러 가지 까닭이 있을 테지만, 이 책이 사라지지 않고 이렇게 헌책방 책꽂이에서 곱게 새로운 책손을 기다릴 수 있으니 반가우면서 고맙습니다. 더군다나 속종이를 오리거나 뜯지 않고 곱게 헌책방에 내놓아 주었으니 더욱 고마워요. 애틋한 손길을 더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