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그림. 수고양이 쿠로는 그물도 던져서 빛을 낚으려 했습니다만...
봄봄
쿠로는 빛을 잡으려고 했지만, 나뭇잎이 잡혔어요. (6쪽)이번에는 조개껍데기가 잡혔어요.쿠로는 슬펐어요.시로에게 빛을 주지 못했으니까요. (7쪽)
빛을 손에 잡아서 선물할 수 있을까요? 별빛이나 달빛을 손에 쥐고서 선물할 수 있을까요? 햇빛이나 꽃 빛을 선물할 수 있을까요? 빛도 여느 먹을거리나 물건처럼 손으로 주고받을 수 있을까요?
숲에서 수고양이는 못에 그물을 던져 보기도 하고 풍덩 뛰어들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어떻게 해도 빛을 손에 잡지 못합니다. 수고양이는 암고양이한테 선물하고픈 빛을 도무지 제대로 못 줄 수밖에 없다고 여겨 슬퍼합니다. 이런 모습을 모두 지켜본 암고양이는 말없이 웃습니다. 이러면서 수고양이를 토닥토닥 달래요.
아무래도 암고양이는 무엇을 알아챈 듯합니다. 저한테 어떤 선물을 주고 싶은가 하는 마음을 알아챘고, 빛이란 무엇인가를 알아챘을 테지요. 그리고 수고양이가 암고양이 저한테 선물하려는 빛이 어디에 있는가를 넌지시 알아챘겠지요.